유통업체 사장인 나대표 씨는 요즘 다른 사업을 해볼까 고민 중이다. 얼마 전 회사 주식을 모두 팔았다. 중소기업 주식을 양도하면 양도차익의 10%만 세금으로 내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주식을 팔고 보니 세무서에서 생각보다 많은 세금을 내라고 했다. 나씨의 회사 규모면 주식 양도세율은 10%가 맞는데 왜 더 많은 세금을 내라고 하는 걸까.

중소기업 주식을 양도하면 양도차익의 10%를 양도소득세로 낸다. 그러나 예외가 있다. ‘특정 주식’을 양도하면 일반 누진세율(6~38%)로 세금을 낼 수 있다. 특정 주식이란 자산총액 중 부동산가액의 비율이 50% 이상인 법인의 주식이다.

누진세율을 적용받는 조건은 특정 주식을 50% 이상 소유한 주주가 3년 내에 법인주식 총액의 50% 이상을 양도한 경우다. 부동산 보유 비율이 높은 법인 주식을 대량으로 양도하는 것은 부동산 자체를 양도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고 일반적인 주식 양도와 달리 취급하는 것이다.

부동산 보유 비율은 양도일 현재의 자산총액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자산총액을 알 수 없는 경우엔 직전 사업연도 종료일의 자산총액을 기준으로 판정한다. 부동산가액은 당해 법인의 장부가액과 기준시가 중 큰 금액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알쏭달쏭 세금] 부동산이 총자산의 50% 넘는 법인 주식 양도 땐 누진세율 적용
나씨의 회사는 물류창고 및 그 부속토지의 자산가액이 자산총액의 50%를 넘는다. 따라서 10%의 세율이 아닌 누진세율이 적용돼 많은 세금을 내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5억원의 양도차익이 발생했다면 일반적인 중소기업은 약 5500만원의 양도소득세 및 지방소득세를 내게 된다. 하지만 특정 주식에 해당하면 약 1억8700만원의 세금을 물린다.

따라서 회사 주식을 양도하려면 부동산 보유 비율을 잘 살펴봐야 한다.

또 3년 내에 법인주식 총액의 50% 이상 주식을 양도한 경우에만 일반 누진세율이 적용되는 점을 고려해 양도 시기와 양도 주식 수를 결정해야 한다.

현상기 < 이현회계법인 전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