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중앙회(한국가업승계기업협의회), 한국경제신문이 공동 주최하는 ‘가업승계, 아름다운 바통터치’ 행사는 올해로 6회째다. 가업 승계가 단순한 ‘부(富)의 대물림’이 아니라 창업정신과 경영 노하우를 물려줌으로써 고용을 유지하고 사회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가업을 승계할 때 가장 큰 부담은 상속·증여세다. 세율이 최고 50%에 이를 정도로 높기 때문이다. 산출 세액의 30%를 추가로 부과하는 ‘경영권 프리미엄 할증과세’까지 고려한 최고 세율은 65%다.

상속공제제도가 있긴 하지만 공제받기가 까다롭다. 실질적 혜택을 보는 기업인은 적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업승계, 아름다운 바통터치’는 과도한 상속세 부담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다. 정부도 이에 공감해 최근 ‘상속세 및 증여세법’과 ‘조세특례제한법’을 여러 차례 개정했다.

올해 국회에 제출한 법 개정안은 설립된 지 30년이 넘은 중소·중견기업에 한해 공제 한도를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두 배로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가업 승계 목적으로 주식을 자녀에게 증여할 때 200억원까지는 낮은 세율(20%)을 적용하기로 했다. 현재 조세특례 세율을 적용하는 한도는 최대 30억원이다.

가업상속 공제 대상 기업의 연간 매출 한도는 ‘3000억원 미만’에서 ‘5000억원 미만’으로 늘어난다. 공제 혜택을 받을 때 이행해야 하는 사후관리 요건도 상당 부분 완화하기로 했다. 상속받은 뒤에도 10년간 고용을 늘리거나 유지해야 하는 사후관리 요건이 과도하게 엄격해 이를 지키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기업들의 불만을 일부 받아들인 것이다.

‘명문 장수기업을 키워야 한다’는 취지에는 여야 의원 대부분이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시민단체가 “부자들에게 공제 한도를 늘려주는 것은 상속세 제도를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고, 일부 야당 의원도 동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월 기재부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가업상속이 이뤄지는 때에 사업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면 세금(상속세)을 바로 거둘 이유가 없다”며 “나중에 기업을 처분하면 (세금을) 내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