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시행해 온 양적 완화(시중 채권 매입을 통한 돈풀기)를 종료했다. 미 경제가 Fed의 ‘수혈’을 받지 않아도 회복세를 지속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Fed의 통화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29일(현지시간) 정례회의 후 발표한 성명서에서 “11월부터 국채와 모기지담보부증권을 더 이상 매입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미 상무부는 미국의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3.5%(연율 환산) 증가해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3.0%)를 뛰어넘었다고 30일 발표했다.

Fed는 2008년 말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연 0~0.25%)으로 낮춘 후 더 이상의 경기 부양 수단이 없자 사상 초유의 양적 완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장기 금리 인하를 유도해 투자와 소비를 활성화하고 얼어붙은 주택경기를 살리기 위해서였다. 6년간 4조달러를 풀었다. 그 결과 10%를 웃돌던 실업률은 지난달 5.9%로 하락, 금융위기 직전 수준을 회복했다. 올 2분기에는 4.6%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 일본 독일 브라질 등 주요국의 성장세가 주춤한 것과 대조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Fed는 시장의 예상대로 양적 완화를 종료했지만 또 다른 경기 부양 카드인 초저금리 정책은 ‘상당 기간’ 유지하기로 했다. 고용시장이 개선됐지만 완전고용에 미치지 못하는 데다 인플레이션도 목표치(2%) 아래에 머물고 있어서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