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화장품이 미국 시장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미국 여성들은 색조 화장품이나 향수 등에 치중했지만 최근 스킨케어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이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한국 화장품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30일 ‘광채를 수출하는 한국’이라는 제목의 외부 기고문을 통해 “한국 화장품이 유럽 화장품을 제치고 입소문을 타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한국 비비크림이 2011년 소개되면서 한국 화장품이 관심의 대상이 됐다”며 “간편한 비비크림이 히트하면서 로레알과 크리니크 등 주요 화장품 브랜드들이 유사제품을 선보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NYT는 한국 화장품이 주목받는 이유로 다양한 제품군과 섬세한 화장 기술 등을 꼽았다. 한국 화장품은 토너, 에센스, 세럼, 아이크림, 로션, 비비크림, 미스트에 이중 세안 제품과 수면 마스크까지 망라하고 있다. 또 한국 여성들은 부스터, 스킨, 로션, 세럼, 아이크림, 크림 등 기초 화장품을 세분화해 꼼꼼하게 바르며 스킨케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 생활잡지 ‘리파이너리29’의 메건 매킨타이어는 “쏟아져 나오는 한국의 신제품을 소개하기 위해 한국인 통신원까지 고용했다”며 “화장품 회사들이 한국에 주목하고 있으며 다음 히트제품에 대한 경쟁은 거의 군비경쟁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한국 화장품을 들여와 파는 온라인 사이트인 ‘피치앤드릴리’는 대부분의 이용자가 비(非)아시아계이며, 매달 매출이 거의 두 배 수준으로 늘고 있다. 피치앤드릴리 창업자인 신디 김 대표는 “화장에 대한 미국식 접근은 간편하고 빠를수록 좋다는 것이지만 한국식 사고방식은 종합적이며 세부적”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 화장품 기업의 매출도 급증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라네즈 등 3개 브랜드를 미국 시장에 진출시킨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이 지역 매출은 2011년 157억원이었으나 지난해 235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엔 168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6% 뛰었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