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석 모뉴엘 대표 30일 영장심사…잘만테크도 법정관리 가능성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중견가전업체 모뉴엘의 박홍석 대표(52)에 대해 검찰이 29일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검찰은 박 대표의 수출채권 서류 조작 혐의와 함께 부당 대출 등 관련 의혹을 다각도로 살펴볼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검사 노정환)는 수출채권 액수를 부풀려 금융권에 판매한 혐의(관세법 위반 등)를 받고 있는 박 대표에게 출금조치를 내리고 조기 신병확보에 나섰다. 부사장 신모씨와 재무이사 강모씨에 대해서도 함께 영장이 청구됐다.

박 대표는 2009년부터 최근까지 미국과 홍콩 등에 있는 모뉴엘 해외 지사를 통해 수출 대금을 부풀리는 등 관련 서류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허위로 꾸며낸 수출 액수는 수천억원대로 전해졌다. 모뉴엘은 또 꾸며낸 서류를 통해 수출채권을 발행해 금융사에 할인 판매해왔으며 이 같은 방식으로 국내 금융권에서 빌린 여신 규모는 6000억원을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또 박 대표가 거액의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재산 도피)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와 별도로 같은 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검사 김범기)는 무역보험공사가 대출사기 등 혐의로 박 대표에 대해 진정한 사건을 전날 넘겨받았으며, 별도로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박 대표의 구속 여부는 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심사)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박 대표가 심문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모뉴엘을 모회사로 두고 있는 상장사 잘만테크 역시 대출금을 연체하면서 모뉴엘에 이어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날 잘만테크는 외환은행에서 차입한 무역어음대출 30억원에 대해 연체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채권은행들은 이날까지 약 460억원 규모의 채권에 대해 기한이익상실 처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한이익상실은 채무자의 신용위험이 높아짐에 따라 만기 전에 채권을 회수하는 절차다.

잘만테크의 회사 부채는 지난 6월 말 기준 단기차입금 275억원을 비롯해 총 688억원이다. 이 가운데 모뉴엘과 박 대표는 약 600억원에 대해 지급보증을 서고 있다.

정소람/임도원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