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불확실성 해소에 낙폭과대 대형株 '껑충'
삼성그룹株, 지배구조 개편 기대에 일제히 급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걷히며 코스피지수가 모처럼 주행 속도를 높였다. 기관이 시동을 걸었고 외국인은 가속기가 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실적 시즌이 후반기로 접어들며 실적 우려가 완화된데다 글로벌 증시가 반등한 점이 코스피 상승의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그간 낙폭이 컸던 대형주 중심으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29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5.49포인트(1.84%) 오른 1961.17로 거래를 마쳤다. 기관과 외국인이 동반 매수에 나서면서 2주만에 1960선을 회복했다.

지수는 13.12포인트(0.68%) 오른 1938.80으로 출발한 뒤 오전 한때 1930선 초반으로 내려앉았지만 오후 들어 다시 상승폭을 키웠다.

간밤 미국 증시가 기업들의 3분기 실적 호조와 경제지표 덕분에 상승한 것이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7거래일만에 1만7000선을 회복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도 각각 1% 넘게 올랐다.

미국發 훈풍에 국내에서도 투자심리가 살아났다. 장 중 발표된 LG전자 등 주요 기업 실적은 예상치를 웃돌아 불안했던 실적 시즌의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실적 우려가 잦아들며 대형주 위주로 수급이 개선됐다"며 "대내외 불확실성 해소에 대한 '안도랠리'가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그동안 실적 부진에 과잉 반응했던 코스피가 호실적을 낸 기업에 힘입어 제자리를 찾아갔다"며 "미국 증시가 전고점 수준까지 상승해 신흥국 중심으로 외국인이 저가 매수에 나선 것도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금융투자를 중심으로 2881억원 어치를 담았다. 외국인도 1117억원을 매수했다. 개인만 나홀로 4066억원을 팔았지만 상승 흐름을 막지는 못했다.

프로그램으로는 총 4707억원이 유입된 가운데 차익거래가 254억원, 비차익거래는 4453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대부분의 업종이 큰 폭으로 올랐다. 건설이 3.59%, 금융은 3.15% 뛰었고 전기전자도 3.13% 상승했다. 통신은 SK텔레콤이 기대를 밑도는 실적을 낸 탓에 1.76% 밀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줄줄이 오름세를 기록했다. 특히 삼성그룹주의 상승이 돋보였다.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3.57% 오른 것을 비롯해 삼성테크윈, 삼성전기, 삼성중공업 등이 7~10%씩 급등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간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실적 부진에 따른 낙폭이 컸던데다 삼성SDS 상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생명 지분 매입 소식 등에 따라 지배구조 개편 기대가 커지면서 주가가 급등했다"고 말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6포인트(0.22%) 내려 561.03으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324억원, 121억원 동반 매도에 나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은 525억원을 매수했다.

영우디에스피가 상장 첫날 공모가를 20% 이상 웃돌아 상한가로 직행했고 잘만테크는 엿새째 하한가를 지속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40원(0.23%) 내린 1047.30원에 마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