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치동 '금싸라기 땅' 옛 신한종금 부지 매물로
서울 강남구 대치동 테헤란로에 있는 옛 신한종금 사옥 부지(사진)가 매물로 나왔다.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부지가 10조원이 넘는 거액에 팔린 뒤 주변 땅값이 오르고 있어 부동산 관련 업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스톤건설은 최근 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 조기 추진을 승인받았다. 스톤건설은 2007년 9월 부동산 개발 및 분양을 위해 설립된 업체다. 2011년 신한종금 부지와 개발권을 사들였으나 공사를 이어가지 못하고 지난 6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스톤건설 경영권이 매각 대상이다. 옛 신한종금 사업장 외에 다른 자산이나 영업권이 없어 이 회사를 인수하면 신한종금 부지와 건축물을 사들이는 셈이다. 매각주관사는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이 맡았다.

현대백화점 삼성점 대각선 방향 맞은 편에 있는 옛 신한종금 사옥 부지는 강남 테헤란로의 ‘금싸라기 땅’으로 꼽힌다. 토지면적 2975.22㎡(약 900평), 건축연면적 4만5738.93㎡(약 1만3835평)로 18층까지 골조가 완료된 상태다. 1998년 신한종금이 파산하면서 공정률 34%인 상태에서 16년간 공사가 중단돼 있다.

건축법상 이 지역의 최대 용적률은 800%지만 이 부지는 1993년 사용 승인을 받아 최대 용적률이 약 1000%에 이른다. 현대자동차그룹이 한전 부지를 10조5500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맺은 뒤 삼성동 일대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도 매각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한전 부지 매각 이후 삼성동 일대 상가 거래가격이 3.3㎡당 1000만원 이상 올랐다”고 전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스톤건설 인수가격을 1500억~2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음달 28일이 입찰 마감인 가운데 국내외 부동산 관련 업체 5~6곳에서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에는 홍콩계 부동산펀드가 포함됐으며 나머지는 국내 업체다.

스톤건설이 높은 가격에 팔리면 현재 진행 중인 대한전선 매각작업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대한전선은 스톤건설의 2·3순위 채권자다. 스톤건설 등 우발채무 때문에 유력 후보들이 대한전선의 인수전에 불참했으나 스톤건설의 매각이 마무리되면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