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킹화’ ‘워킹화’ ‘하이킹화’ 등으로 판매되고 있는 경량 아웃도어 신발의 품질이 천차만별인 것으로 조사됐다. 제품마다 장단점이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나 구매 목적에 따라 사양을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서 많이 팔리는 10개 유명 브랜드의 경량 아웃도어화 품질을 비교 평가한 결과를 27일 공개했다. 조사 대상은 트렉스타의 알타에고 GTX, 노스페이스의 DYL 1F, 네파의 패러트로우, 밀레의 마블 GTX, 컬럼비아의 컨스피러시Ⅱ 아웃드라이, 아이더의 스내퍼 B1, K2의 긱스 Z1, 코오롱스포츠의 벌처, 라푸마의 FX 5.00, 블랙야크의 R-패스트모션 등이다. 올해 출시된 270㎜짜리 제품으로 시험했다.

걸을 때 겉창이 닳는 정도를 뜻하는 ‘내마모성’은 제품 간 차이가 일곱 배 넘게 벌어졌다. 노스페이스와 라푸마가 4600회로 가장 튼튼했고 아이더는 600회에 불과해 금세 닳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발의 각 부위가 튼튼하게 붙어 있는지를 뜻하는 ‘접착강도’는 아이더가 최고점을 받았다. 사용 초기뿐 아니라 오래 신어 낡은 이후에도 접착강도가 5.2~6.3N/㎜로 다른 제품에 비해 최고 두 배 이상 높았다. 코오롱스포츠와 네파는 접착강도 시험에서 하위권에 머물렀다.

1분에 스무 걸음을 걷는 속도에서 발에 전달되는 압력을 가리키는 ‘족저압력’은 컬럼비아가 1.08㎏f/㎠로 가장 낮았고, 노스페이스는 1.79㎏f/㎠로 제일 높았다.

바닥에 잘 미끄러지지 않는 정도를 뜻하는 ‘미끄럼 저항’은 전반적으로 양호했으나 건조한 바닥에서는 노스페이스·라푸마가 ‘매우 우수’ 등급을, 젖은 바닥에서는 밀레·컬럼비아·아이더·K2·블랙야크가 ‘매우 우수’ 평가를 받았다. 유해물질과 관련한 안전성 평가에서는 모든 제품이 합격점을 받았다.

이상호 소비자원 화학섬유팀장은 “경량 아웃도어화는 등산화보다 가벼워 낮은 산을 오르거나 걷기에는 좋지만, 발목 부분이 짧고 견고함이 떨어져 장시간 거친 등산에는 부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