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사고로 2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광장 환풍구가 부실 시공된 사실이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27일 브리핑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 감식한 결과 환풍구가 부실하게 시공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조사 결과 추락사고는 환풍구를 가로·세로로 지탱하는 3개의 받침대(부재) 중 세로 받침대 1개가 꺾이고, 이와 맞닿은 가로 받침대 1개의 용접부가 끊어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먼저 끊어진 가로 받침대는 일체형으로 시공된 세로 받침대와 달리 짧은 강관 3개를 용접으로 이어 붙인 형태였다. 사고는 가로 받침대의 3분의 1 지점 용접부가 떨어져 나가면서 왼쪽 세로받침대까지 휘어져 꺾이며 발생했다. 부재 3개가 맞닿은 부분도 불완전하게 용접돼 고정된 상태였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콘크리트 위쪽 테두리에서 덮개를 지탱하도록 설치된 철제 L자형 받침대(앵커)에서도 이상이 발견됐다. 받침대는 콘크리트 구조물에 고정하면 덮개를 지탱할 수 없을 정도로 벌어져 또 다른 L자형 소형 앵글(일명 ‘하스너’)로 마무리한 상태였다. 이 때문에 콘크리트 구조물과 테두리 받침대 사이를 결합하는 볼트·너트 결합부 40곳 중 11곳은 대충 용접한 채 마무리됐고, 이 중 2곳은 아예 너트도 없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