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 실력 발휘해 난관 극복할 것
주우식 < 전주페이퍼 부회장 w.chu@jeonjupaper.com >
산업혁명 이후 지난 200년간 눈부신 기술 발전을 거듭하면서 물자 공급은 무제한 가능해진 반면 이를 소비할 수요를 찾는 것은 점점 어려워졌다. 공급과잉 때문에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없고, 기술 발전으로 생산성이 높아질수록 문제가 심각해지는 것이다. 재정정책은 일시적 효과를 볼 수 있을지 모르나 근본적 효과는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세계 경제가 영원히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현재 어려움은 단지 현 경제 시스템이 한계에 왔다는 것이다. 이를 고치기 위해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미지의 영역으로 항해해야 한다. 해답을 찾고 시스템을 바꾸는 데 시간이 걸린다. 장기전을 각오해야 한다.
앞으로 우리의 여정은 험난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남들에 비해 미래에 잘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의 위기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 피에 흘러온 ‘유목민 정신’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필자는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우리는 운 좋게 조상을 잘 만난 셈이다. 선천적 요인이 종종 후천적 노력을 압도하듯 우리의 유목민 기질은 감히 누구도 따라 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경제와 유목민 정신이 어떻게 연결돼 있을까? 우선 스피드다.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 경제환경에서 민첩하게 행동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대안도 남보다 한 발짝 늦으면 물거품이 된다. 우리의 ‘빨리빨리’ 문화는 대단하다. 스피드 경쟁에서 우리는 우위에 있다. 유목민은 또 한곳에 정착하지 않는다. 보다 푸른 초원을 끊임없이 찾아다닌다. 좋은 제품만 만들면 저절로 팔리던 시대는 지났다. 더 좋은 시장을 찾아 세계 구석구석을 뒤져야 하고 남들과 차별화해야 한다.
끝으로 우리 민족은 적응력이 대단하다. 숱한 시련을 이겨내고 변화에 적응해 왔다. 이 같은 자질이야말로 현재 난관을 잘 극복하고 세계 경제에서 최종승자 대열에 들어가게 해 줄 것이다. 미래를 향한 우리의 자질은 누구보다 훌륭하다. 그러나 구슬도 꿰어야 보배가 된다는 점을 명심하자.
주우식 < 전주페이퍼 부회장 w.chu@jeonjupap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