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더 이상 자산을 소유하기보다 물건을 빌려 쓰는 세상이 올 것이다.”

세계 10대 미래학자로 꼽히는 로히트 탈워 패스트퓨처리서치(미래전략컨설팅사) 대표는 올해 초 2025년에 각광받을 기술·트렌드 50가지를 예측하면서 ‘공유경제’를 제시했다. 지난해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 전시회인 세빗(CeBIT)의 주제도 공유경제였다.

탈워가 꼽은 대표적인 공유경제 기업은 에어비앤비(숙박), 집카(자동차), 스킬셰어(지식·강연), 우버(교통) 등이다. 200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창업한 에어비앤비는 전 세계 여행자들이 인터넷·모바일을 통해 숙박정보를 공유하고 검색을 통해 예약까지 할 수 있는 사이트다. 현재 190여개국 3만4000개 도시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지난 6월 월스트리트저널이 평가한 에어비앤비의 기업 가치는 100억달러였다.

집카는 자동차를 공유하는 비즈니스다. 미국, 유럽 등 20개 도시 80만명에 육박하는 이용자가 생겨나자 지난해 3월 대형 렌터카 업체인 에이비스는 5억달러에 집카를 인수했다.

한국판 에어비앤비와 집카도 성업 중이다. 집을 공유하는 비즈니스로는 비앤비히어로, 코자자 등이 있고 차를 공유하는 그린카, 쏘카가 있다.

비앤비히어로는 2012년 여수엑스포 당시 150개의 방을 확보해 행사 기간 숙박난을 일부 해결하고, 지역 주민에게는 수익을 안겨주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1년 미국에서 시작된 우버는 순식간에 전 세계로 확산되며 세계 주요 도시에서 택시 기사들의 파업을 불러일으켰다. 국내에는 지난해 8월 상륙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명백한 불법으로 단정하고 강력한 단속을 예고하고 있지만 이용자는 점점 늘고 있다. 당국에서는 우버의 무면허 영업행위와 사고 발생 시 승객들의 안전과 보상 문제, 탈세 등을 문제삼고 있다. 불법이 아니라며 영업을 강행해온 우버코리아는 지난 23일 택시업계와 손잡고 ‘우버 택시’를 내놓으며 한발 물러섰다.

일부에선 우버에 대한 규제가 마치 19세기 말 영국에 자동차가 처음 등장했을 때 실직 위기에 처한 마부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의회가 자동차의 운행과 속도를 제한하기 위해 만든 ‘적기법(赤旗法·Red Flag Act)’을 연상케 한다고 지적한다. 조산구 코자자 대표는 “우버로 인해 기존의 택시업계가 타격을 입으면서 이를 절충해 가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공유경제는 막을 수 없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공유경제는 공개된 자원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강조해온 마이클 칸자나프라콘 스킬셰어 대표가 내달 5일 ‘글로벌 인재포럼 2014’ 특별세션Ⅱ에서 공유경제의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어서 우버가 혁신이냐 불법이냐를 놓고 뜨거운 논쟁이 빚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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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