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2011.34로 시작한 코스피지수가 1920선에 머물고 있다. 7월 한때 2100을 넘보기도 했지만 이달 중순 이후로는 1900대 초반에 갇힌 박스피(코스피지수 박스권)로 회귀했다. 이런 장세에도 연초부터 꾸준히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며 10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 중인 ‘대박주’들이 있다.
올해 두배 넘게 급등한 대박株 키워드…'과식'해도 '배가' 안불러
○가구와 식품 … 시장 환경을 읽었다면

가구업계 1위인 한샘은 24일 3.94% 상승한 14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17일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9% 성장했다고 발표한 뒤 사상 최고가 기록을 연일 경신 중이다. 올 들어서만 3배 가까이 주가가 올랐다. 한샘뿐 아니다. 시장 2위인 현대리바트는 올해 4배, 3위인 에넥스도 2.7배 뛰었다.

시장 환경 변화 중 하나로 국제곡물가격 추이를 눈여겨본 투자자들은 식품주로 큰 수익을 얻고 있다. 곡물가 급락으로 콩, 밀, 옥수수 등을 수입하고 가공해서 파는 식품업체들의 주가는 급등했다. 삼립식품 주가는 연초 대비 187.3%, 대상홀딩스는 141.7%, 풀무원은 142.1% 상승했다. 참치가격의 하향 안정화로 동원F&B는 175.9%, 사조해표도 164.4% 올랐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 하락폭이 워낙 커 식품업체들의 실적개선 흐름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과점과 배당…안정성을 추구했다면

기업들의 성장성 정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안정성을 추구하는 심리는 한층 강해졌다. 소수 기업이 시장을 나눠 갖고 있는 과점 종목과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의 상승세가 이를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국내 피혁시장 70%를 양분하고 있는 조광피혁삼양통상은 올 들어 3배 이상 상승했다. 원피 가격 상승으로 3위인 유니켐과 4위인 신우의 경쟁력이 약해지면서 양강의 입지가 더 공고해진 덕이다. 알루미늄폼 업계를 과점하고 있는 금강공업삼목에스폼 주가도 올해 3배 넘게 뛰었다. 수직증축 리모델링으로 인한 시장 확대와 건설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연초부터 불씨를 지폈다. 지난해까지 줄곧 1만원 안팎에서 움직였던 금강공업의 주가는 현재 6만원대다.

낮아진 금리에 배당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가 늘어나면서 양호한 실적과 더불어 우선주를 포함한 고배당주의 상승폭이 컸다. 호텔신라우는 올 들어 253%, 아모레G우는 182.6%, 중간배당까지 더해 시가배당률이 7%에 이르는 진양홀딩스의 상승률도 172.4%를 기록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보금 과세안의 국회 통과가 연내로 예상돼 배당 확대 기대감은 더 커지고 있다”며 “거래소의 배당지수 발표와 연기금의 배당 관련 주주권 행사제한 법령 개정 등 시장 분위기도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