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일자리 창출은 미래 지속가능한 경제성장 모델로 전환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2010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크리스토퍼 피사리데스 영국 런던정경대 교수(66·사진)는 22일 ‘2014 월드그린에너지포럼’에서 이같이 강조하고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녹색에너지 분야의 고용 창출 정책과 방향을 제시했다.

피사리데스 교수는 “에너지를 얻기 위해 화석연료에 의존한 과거 경제성장 모델은 향후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녹색 일자리 창출을 통해서만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 모델로 전환할 수 있다”며 “정부, 기업 및 협회, 노동조합 간 협력과 조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제조업이나 금속 생산 같은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갈색경제에서 녹색경제로의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선 경제의 구조적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가 정책 가운데 탄소배출산업에 대한 세금 부과와 녹색활동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이 적절한 유인책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정부 역할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피사리데스 교수는 “정부가 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수용하는 데 유연하고, 녹색 일자리에 필요한 새로운 기술을 근로자가 배울 수 있도록 얼마나 신속하게 교육을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근로자들이 녹색 일자리를 갖는 데 필요한 기술 교육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피사리데스 교수는 최근 국제노동기구가 조사한 연구 결과를 들면서 “세계 21개국 가운데 녹색경제 추진과 녹색 일자리에 필요한 기술 교육을 포괄하는 정부의 정책과 기관 간 조율이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런 기술은 근로자들이 근무 외 코스 수습제도, 직장 내 교육훈련 등 일반적 채널을 통해 충분히 습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녹색관행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선 학교에서 저학년 때부터 역사 지리 전통 교과처럼 환경의 발전, 현 세대와 미래 세대를 위한 환경 보존의 중요성에 대한 교육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피사리데스 교수는 경제와 노동시장이 환경친화적으로 리모델링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수요→신사업 기회 발생→녹색산업 활성화’라는 선순환 구조를 제시했다. 그는 “녹색기술은 저탄소화와 녹색산업화에 기여해 환경보호와 경제성장이 선순환하도록 하는 핵심 요소 기능을 해 녹색 분야 창업 촉진과 녹색 중소기업 활성화, 녹색 연구개발(R&D) 투자 확대를 통해 녹색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 고용 없는 성장이 일반화됐으며 기후변화와 관련한 온실가스 배출 감축으로 전통적인 제조업 분야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미래 산업인 녹색산업이 새로운 고용 창출의 원천이 될 수 있다”며 “지구촌 녹색 일자리 창출에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하다”고 말했다.

■ 크리스토퍼 피사리데스는…
2010년 노벨경제학상 수상


크리스토퍼 피사리데스 영국 런던정경대(LSE) 경제학과 교수는 노동시장의 ‘탐색 마찰’에 대한 이론적 체계를 만든 공로로 2010년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구직자와 고용주가 매칭되는 데 소요되는 시간과 자원의 탐색 과정에서 발생하는 ‘탐색 마찰’은 노동시장의 고용 공백과 실업을 동시에 야기한다고 주장했다. 하버드대 프린스턴대 등 세계 유수 대학의 초빙 교수로 활동하기도 한 피사리데스 교수는 세계은행, 유럽위원회, 영국중앙은행에서 고용과 거시 경제 관련 자문관을 지냈다.

■ 특별취재팀=김태현 영남본부 부장(팀장) 하인식 차장 김덕용·강종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