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교동 일대 용적률 200%…4층까지 올려 지을 수 있어
임대수익률은 年7~8% 가능
다가구-다세대 구분 잘 해야
다가구주택은 1인 소유…다세대는 가구마다 지분
‘알박기’로 사업차질 우려
지난 4월 A씨는 서울 서교동 카페거리 초입에 있는 다가구주택(지하 1층~지상 3층)을 산 뒤 근린상가로 리모델링했다. 담장을 헐고 정원을 개조해 1층에 카페를 들였다. 2~3층은 깨끗하게 리모델링해 주거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블루페어리를 기준으로 맞은편과 오른쪽에 있는 다가구주택도 리모델링이 한창이다. 공사가 끝나면 1~2층에 커피숍이 들어올 예정이다.
합정·상수·연남동 일대로 퍼져가는 홍대상권에서 단독·다가구주택을 근린상가로 바꾸는 리모델링 열풍이 거세다. 주변 집들이 하나둘 근린상가로 바뀌자 남은 집들도 주변상황 변화에 맞춰 새로운 용도로 거듭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허가나 리모델링 절차는 크게 어렵지 않기 때문에 수익성을 우선적으로 검토한 뒤 주택을 매입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1~2층엔 카페, 3~4층엔 살림집
지난 21일 국민은행 수석 VIP 팀장 20여명과 함께 서교동 카페거리 상권투어를 진행한 김기용 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서교동 카페거리의 가장 큰 특징으로 “단독주택이 리모델링을 거쳐 1종 근린생활시설로 바뀌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물주들은 집을 리모델링해 1~2층은 카페나 음식점으로 세를 주고 위층은 살림집으로 쓰거나 원룸으로 임대해 수익을 얻고 있다. 서교동 A빌딩은 건물주가 2009년 19억원에 사들여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1개층을 더 올리고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뒤 건물 외관도 세련되게 꾸몄다. 전체 6개층 가운데 1~4층을 임대 중이다. 보증금 2억원에 월 임대료 1600만원을 받아 임대수익률은 연 5.05%다. 주인이 쓰고 있는 5~6층까지 모두 임대할 경우 예상되는 임대수익률은 연 7~8%에 달한다. 호가는 40억원으로, 2009년 매입할 때보다 2배 정도 올랐다.
서교동 일본식 주점 ‘맛있는 교토’ 근처의 지하 1층~지상 4층 건물은 3월 공시지가(1360만원)의 4배를 웃도는 3.3㎡당 5653만원에 팔렸다. 현재 리모델링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이다. 아래층은 카페, 위층은 사무실로 쓸 예정이다. 출판사 ‘다산북스’가 운영하는 북카페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 인근 다가구주택은 지난해 1월 팔린 뒤 리모델링을 거쳐 1층에 ‘카페 UFF’를 들였다.
○주차장 확보 등 규제 적은 게 매력
서교동 카페거리 일대는 도로변을 제외하고 대부분 제2종 일반주거지역이다. 건폐율 60%, 용적률 200%를 적용해 4층까지 올릴 수 있다. 상대적으로 저층 건물이 오밀조밀 모여 골목을 이룬다. 역삼동 언덕길·이태원 경리단길·해방촌 등 경사가 가파른 상권과 달리 이곳은 너른 평지여서 상권 확장성이 높다.
다가구주택을 근린생활시설로 리모델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기 때문이다. 주택은 시설면적 100~150㎡당 1대의 차를 댈 수 있는 주차장을 확보해야 한다. 반면 제1종 근린생활시설은 시설면적 200㎡당 1대꼴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리모델링 비용은 설계 등 조건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보통 3.3㎡당 200만~250만원 안팎”이라며 “석면철거, 소방시설 설치, 옹벽 보강 등의 비용이 변수”라고 말했다.
매입할 때는 얼핏 보기에 비슷한 다가구주택과 다세대주택을 잘 구별해야 한다. 다가구주택은 건물 전체가 1인 소유지만, 다세대주택은 가구마다 주인이 다르다. 김 전문위원은 “개발업자가 다세대주택 전체 10가구 가운데 9가구를 샀는데, 나머지 한 집이 ‘알박기’를 하면 리모델링을 추진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매매가격이 너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전문위원은 “매매가격이 대부분 공시가격의 3배 이상이어서 리모델링 후 임대수익률이 1~3% 수준에 불과한 건물도 더러 있다”며 “현재의 수익성보다 미래가치를 높게 보는 이들이 매수한다”고 설명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