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동준비 나선 투자자들…찬바람 불면 달궈지는 '방한株'는
찬바람이 불자 국내 주식시장에서 '방한주(株)'가 들썩이고 있다. 발 빠른 투자자들이 월동 준비에 나서면서 패딩·내복, 보일러, 겨울 간식 관련주가 동반 강세다.

계절적 성수기를 맞은 한랭주 중 특히 4분기 호실적이 기대되는 종목의 오름폭이 크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가장 많이 달궈진 방한주는 의복 종목이다.

국내 아웃도어 시장 1위 업체인 영원무역 주가는 지난 9월부터 이달 21일까지 21% 급등했다. 지난 7월까지 4만원대에서 제자리걸음하던 주가는 8월 말부터 상승세를 탔다. 이달까지 강세 행진을 이어가며 21일 52주 신고가로 뛰어올랐다. 지주회사인 영원무역홀딩스 주식도 같은 기간 38% 상승했다.

신원대현, 한세실업 등 다른 의류업체 주가도 20~37% 큰 폭으로 뛰었다.

내복주인 BYC쌍방울도 대표적인 방한주다. 지난 9월 25만원 대에서 출발한 BYC 주가는 이달 28만원 대로 올라섰다. 쌍방울 주가도 800원 대에서 1100원 대로 급등했다. 지난 달 22일 장중 1305원까지 치솟기로 했다.

의복주 강세를 이끈 것은 찬바람과 4분기 실적 호조에 대한 기대감이다.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FN가이드에 따르면 영원무역의 경우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가율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 34%에 달할 것으로 증권사들은 전망했다. 올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각각 9%, 11%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정세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찬바람이 부는 4분기는 전통적인 의류업체의 성수기"라며 "영원무역, 한세실업과 같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의 경우 의류업체 주문을 한 분기 앞당겨 받기 때문에 3분기 실적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겨울철 대표 간식인 호빵을 제조 및 판매하는 삼립식품도 지난 21일 신고가로 뛰어올랐다. 기온이 낮아진 지난 9월부터 이달 21일까지 36% 상승했다. 본격적인 성수기를 맞아 호빵 판매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 덕분이다. 겨울철 호빵 시장은 연 10% 이상씩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대표 방한주 중에 하나인 지역난방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난방 관련주는 부진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본격적으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이달 들어서도 각각 10%, 7% 하락하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성수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추운 날씨는 난방주에 호재로 작용해왔지만 이번에는 주가가 부진하다"며 "전기판매 단가로 인식되는 계통한계가격(SMP) 하락, 해외사업 실적 모멘텀 약화 등이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