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회장 최종 후보 22일 면접서 결정…"회추위와 90분 토론서 진정성 보여야 좋은 점수"
KB금융지주 차기 회장이 22일 결정된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김영진·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22일 김기홍 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 지동현 전 KB국민카드 부사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등 4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90분씩 심층면접을 벌인다. 초유의 내분 사태를 해결하고 KB금융을 재도약시키는 중책을 맡을 사람을 결정짓는 면접이다.

이번 면접은 특히 일체의 ‘자료’를 금지하는 이례적인 방식을 채택했다. 후보자들은 프레젠테이션을 위한 파워포인트나 정리된 자료는 물론 메모 형태의 쪽지를 지참하는 것도 금지된다. 오로지 ‘머리’와 ‘입’만으로 회추위원들과 ‘끝장 토론’하듯 논리를 제시해야 한다. 회추위 관계자는 “자료를 참조할 경우 결국 KB 내·외부 사람들을 쥐어짜서 준비하게 되고, 이는 후보자의 능력이라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후보자를 심사할 면접관인 회추위원들도 질문지를 만들지 않고 각자 생각나는 대로 질문을 던지게 된다. 후보자의 답을 기초로 실천 방안을 묻고, 예상되는 문제점에 대한 해결방안을 파고드는 등 논리대결식 토론으로 면접을 이끌 방침이다. 한 회추위원은 “단순히 표를 얻기 위해 즉흥적으로 대답을 하는 후보는 회추위원들의 심층 질문에서 밑천이 드러날 것”이라며 “회추위원들과 생각이 다르더라도 진정성 있는 대답을 하는 후보가 좋은 점수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추위는 이례적으로 면접 장소를 KB금융 명동 본사로 정하고 이를 공개했다. 과거 면접 당일 노조 반발 등에 따른 후보들의 부담 등을 고려해 면접 장소를 모처에 정하고, 비공개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회추위는 면접 후 회추위원(9명) 투표를 통해 3분의 2(6명) 이상 득표자를 최종 후보로 선정할 방침이다. 첫 투표에서 6표 이상 득표자가 나오면 최종 후보가 바로 결정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득표 수가 가장 적은 후보를 차례로 제외하고 재투표한다.

최종 후보가 결정되면 KB금융은 오는 29일께 이사회를 열고 회장 선임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