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공모가 추락…저가매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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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셈, 공모가 30% 낮아져
영우디에스피는 반토막
大魚 투자위해 실탄 아낀듯
가격 거품 빠져 오를 가능성
투자자 '이삭줍기' 움직임
영우디에스피는 반토막
大魚 투자위해 실탄 아낀듯
가격 거품 빠져 오를 가능성
투자자 '이삭줍기' 움직임
올 들어 ‘흥행 대박’ 행진을 이어온 공모주 시장에 ‘이상 조짐’이 일고 있다. 최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한 상장 예정 기업들이 잇따라 흥행에 참패하면서 희망가격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공모가가 책정되고 있어서다.
증권업계에선 연말까지 50개에 달하는 공모주 청약이 예고되자 투자자들이 인기 종목에 투자금을 집중하려는 ‘쏠림’ 현상이 벌어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수요가 몰리는 인기 종목에 집중하라”는 주장과 “공모가 거품이 빠진 비인기 종목에 저가매수 기회가 있다”는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희망가액보다 낮은 공모가 속출
테라셈은 지난 14~15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공모가를 주당 3000원으로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당초 제시했던 희망가액 4000~4500원보다 25~33% 낮은 금액이다. 영우디에스피도 같은 기간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가의 참여 저조로 공모가(5000원)가 희망가액(8000~9500원)의 절반 수준으로 추락했다.
올 들어 신규 상장사 18개(스팩 제외)의 공모가가 대부분 희망가액 이상에서 책정된 점을 감안하면 사뭇 다른 양상이다. 윈하이텍, 데브시스터즈 등 9개사의 공모가는 희망가액의 상단을 넘었고, 쿠쿠전자 등 3개는 상단에서 결정됐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달 24~25일 희망가액(4만3000~5만원)보다 최대 23%가량 높은 5만3000원에 공모했는데도 285 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공모주 청약 열기가 식은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초 1조원대에 머물렀던 공모주펀드 설정액은 지난 15일 현재 1조7343억원으로 불어났다. 김성훈 우리자산운용 마케팅본부 상무는 “최근 공모 실패는 주식시장 약세의 여파뿐만 아니라 연말에 대기하고 있는 우량 공모주의 영향이기도 하다”며 “지금 다른 종목에 들어가면 조(兆) 단위인 삼성SDS나 제일모직 공모에 들어갈 자금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공모가 추락, 저가매수 기회인가
전문가들은 ‘공모가 추락’이 투자자들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조언한다. 가격 거품이 빠진 만큼 시초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공모가가 희망가액을 밑돌았던 6개 종목 가운데 4개의 시초가가 공모가를 웃돌았다. 에이씨티는 지난해 10월 공모가가 희망가액(1만1000~1만4000원)보다 낮은 8100원으로 책정됐으나 시초가는 공모가보다 48% 오른 1만2000원에 형성됐다. 에이씨티 현재 주가는 17일 종가 기준으로 1만4100원이다.
오이솔루션은 지난해 말 공모가가 희망가액(8500~9800원)을 밑돌자 공모를 철회했다가 올해 공모가를 높여 재도전해 ‘대박’을 터뜨렸다. 지난 2월 1만원에 공모했고, 시초가는 공모가의 2배인 2만원에 형성됐다.
투자자들도 이 같은 과거 사례를 거울삼아 ‘이삭줍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 16~17일 영우디에스피 일반공모는 낮아진 공모가를 노리고 온 투자자들 덕분에 32.32 대 1에 달하는 높은 청약경쟁률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다만 당초 공모가에 거품이 있는 종목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정기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비교 대상 상장기업들의 주가가 높게 형성됐을 때 공모가를 산정했다면 고평가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공모 투자설명서를 읽고 비교 대상 상장사들과의 주가 비교 시점이 언제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도원/서기열 기자 van7691@hankyung.com
증권업계에선 연말까지 50개에 달하는 공모주 청약이 예고되자 투자자들이 인기 종목에 투자금을 집중하려는 ‘쏠림’ 현상이 벌어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수요가 몰리는 인기 종목에 집중하라”는 주장과 “공모가 거품이 빠진 비인기 종목에 저가매수 기회가 있다”는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희망가액보다 낮은 공모가 속출
테라셈은 지난 14~15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공모가를 주당 3000원으로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당초 제시했던 희망가액 4000~4500원보다 25~33% 낮은 금액이다. 영우디에스피도 같은 기간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가의 참여 저조로 공모가(5000원)가 희망가액(8000~9500원)의 절반 수준으로 추락했다.
올 들어 신규 상장사 18개(스팩 제외)의 공모가가 대부분 희망가액 이상에서 책정된 점을 감안하면 사뭇 다른 양상이다. 윈하이텍, 데브시스터즈 등 9개사의 공모가는 희망가액의 상단을 넘었고, 쿠쿠전자 등 3개는 상단에서 결정됐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달 24~25일 희망가액(4만3000~5만원)보다 최대 23%가량 높은 5만3000원에 공모했는데도 285 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공모주 청약 열기가 식은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초 1조원대에 머물렀던 공모주펀드 설정액은 지난 15일 현재 1조7343억원으로 불어났다. 김성훈 우리자산운용 마케팅본부 상무는 “최근 공모 실패는 주식시장 약세의 여파뿐만 아니라 연말에 대기하고 있는 우량 공모주의 영향이기도 하다”며 “지금 다른 종목에 들어가면 조(兆) 단위인 삼성SDS나 제일모직 공모에 들어갈 자금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공모가 추락, 저가매수 기회인가
전문가들은 ‘공모가 추락’이 투자자들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조언한다. 가격 거품이 빠진 만큼 시초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공모가가 희망가액을 밑돌았던 6개 종목 가운데 4개의 시초가가 공모가를 웃돌았다. 에이씨티는 지난해 10월 공모가가 희망가액(1만1000~1만4000원)보다 낮은 8100원으로 책정됐으나 시초가는 공모가보다 48% 오른 1만2000원에 형성됐다. 에이씨티 현재 주가는 17일 종가 기준으로 1만4100원이다.
오이솔루션은 지난해 말 공모가가 희망가액(8500~9800원)을 밑돌자 공모를 철회했다가 올해 공모가를 높여 재도전해 ‘대박’을 터뜨렸다. 지난 2월 1만원에 공모했고, 시초가는 공모가의 2배인 2만원에 형성됐다.
투자자들도 이 같은 과거 사례를 거울삼아 ‘이삭줍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 16~17일 영우디에스피 일반공모는 낮아진 공모가를 노리고 온 투자자들 덕분에 32.32 대 1에 달하는 높은 청약경쟁률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다만 당초 공모가에 거품이 있는 종목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정기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비교 대상 상장기업들의 주가가 높게 형성됐을 때 공모가를 산정했다면 고평가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공모 투자설명서를 읽고 비교 대상 상장사들과의 주가 비교 시점이 언제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도원/서기열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