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삼성 역사 듣고 둘째날은 생산현장 찾아 "삼성 강점 배우자"…저커버그의 1박 2일
지난 14일 방한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사진)가 15일에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삼성 디지털시티)과 경기 화성 반도체 공장을 잇달아 방문했다. 삼성 최고 수뇌부와의 만남에 이어 삼성 연구개발(R&D) 센터와 생산현장을 구석구석 살펴본 것이다. 특히 이들 자리에는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비롯해 페이스북 미국 본사 및 아시아·태평양지역 임원진 약 30명이 함께 참석했다.

페이스북 최고 수뇌부는 한국 체류기간 대부분을 삼성을 제대로 아는 데 투자했다. 전날 이 부회장과 저커버그 CEO 등의 만찬에 배석한 신종균 삼성전자 IM(무선사업부) 부문 사장은 “페이스북은 매년 벤치마크할 기업을 방문하는데 올해는 삼성전자가 그 대상”이라고 말했다.

저커버그 CEO는 이 부회장과 2시간30분가량 만찬을 하면서 삼성의 역사와 기업가 정신을 직접 들었다. 그는 특히 삼성이 비교적 짧은 기간에 반도체, 스마트폰, TV 등 주요 제조분야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선 비결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과의 만찬이 삼성 최고 수뇌부로부터 ‘삼성 웨이’의 총론을 듣는 자리였다면 15일 수원사업장과 화성 공장 방문은 삼성이 제조분야 1위를 달리는 현장을 직접 둘러보는 각론 학습 성격이 짙다. 수원사업장은 삼성의 ‘글로벌 R&D 메카’로 휴대폰, TV, 모니터 등 완제품 R&D를 담당하고 화성 사업장에는 세계 최대 메모리 생산라인을 두고 있다.

저커버그 CEO와 페이스북 임원진은 특히 수원사업장 안에 있는 전자산업박물관을 둘러보며 뒤늦게 전자산업을 시작한 한국에서 세계 최대 전자기업으로 발돋움한 삼성전자의 40년 성공 스토리에 관심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삼성의 성공 DNA가 뭔지를 묻기도 했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의 강점은 스피드(발빠른 의사결정)와 남보다 먼저 기회를 선점하는 능력”이라며 “저커버그 CEO도 이런 부분을 인상 깊게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샌드버그 COO는 이날 이영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 등 10여명의 삼성전자 여성 임원 및 간부들과 만나 ‘일과 여성’을 주제로 토론했다. 그는 또 “삼성은 페이스북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 중 하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