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광객 '요우커'가 올해도 면세점과 백화점에서는 패션상품과 액세서리, 화장품 등을, 대형마트에서는 과자와 김 등 먹을거리를 주로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면세점과 백화점 구매 상품의 브랜드별 매출 순위가 뒤바뀌었고, 대형마트 구매 목록 중에는 먹을거리 이외에 생활용품 등이 상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다소간의 취향의 변화도 감지됐다.

12일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올해 국경절 중국인 매출은 35% 가량 늘었다. 상품군별로 패션, 액세서리, 화장품, 전자 제품 등의 신장세가 두드러졌다.

패션 해외 고가명품 카테고리에서는 루이뷔통이 지난해 국경절 매출 1위였던 샤넬을 제치고 선두를 탈환했다. 버버리와 구찌가 3~4위를 유지한 가운데, 5위는 최고가 브랜드인 에르메스가 지난해 8위에서 3계단을 뛰어 올랐다.

화장품 매출 순위에서도 1위와 2위가 바뀌었다. 전통적으로 선두를 유지해 온 설화수가 2위로 밀려나고, LG생활건강의 후(后)가 선두로 치고 나왔다. 라네즈가 3위를 유지한 가운데, 헤라가 에스티로더를 밀어내고 4위로 올라섰고, 잇츠스킨이 중저가 브랜드 가운데 유일하게 톱5에 이름을 올렸다.

시계 브랜드 가운데서는 까르티에가 1위를 지켰다. 그러나 이후 순위는 다소 변화가 있었다. 롤렉스가 오메가와 불가리를 누르고 2위로 올라섰고, 4위는 티파니를 누르고 론진이 차지했다.

올해 국경절 요우커의 백화점 쇼핑에서 두드러진 것은 '가치소비'의 등장이다. 지난해 여유법 시행 이후 개별 관광객이 늘어난데다, 선호하는 상품군이 다양해진 탓이다.

롯데백화점이 지난 1~7일 중국인 매출을 분석한 결과 매출 순위 1위는 패션 브랜드 MCM이, 2위는 시계 브랜드 바쉐론 콘스탄틴, 3위는 까르티에, 4위는 예거 르쿨트로, 5위는 샤넬이 차지했다. 이어 스트리트 브랜드로 시작한 스타일난다가 6위, 7위는 화장품 브랜드 설화수, 8위는 프라다, 9위는 모조 에스핀, 10위는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브랜드 후였다.

온라인 쇼핑몰 브랜드나 스트리트 브랜드,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 문화 콘텐츠를 활용한 상품을 판매하는 브랜드 등 선호 브랜드가 점차 다양해졌다.

이런 가운데 요우커의 객단가는 2012년 100만원에서 지난해 90만원, 올해는 65만원으로 계속 줄고 있다. 잡화(핸드백, 스카프, 장갑 등)와 명품군은 약세인 반면, 중저가 화장품, 식품, 남여 패션의류 상품군은 강세를 인 것이다.

먹거리 쇼핑 위주의 대형마트에서는 일부 생활용품이 요우커 매출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대형마트 중 유일하게 은련카드 결제액과 구매 품목을 구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롯데마트 서울역점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매출 1~10위 목록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과자와 김 등 먹을거리가 주류였다. 그러나 올해는 국산 위생용품(생리대) 1개 품목이 전체 매출 순위 2위에, 헤어용품 1개 품목이 4위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또 이마트 점포 가운데 중국인 방문객이 가장 많은 신제주점의 요우커 매출 증가율 상위 제품군 가운데는 전기밥솥(1위), 식도(2위) 등 생활용품과 함께, 홍삼(3위), 아웃도어웨어(4위) 등이 포함돼 있었다.

한편 요우커들은 편의점에서는 음료 위주의 소비를 했다.

편의점 CU의 국경절 기간 은련카드 구매상품 분석 결과 구매 건 수 기준 1위는 자체브랜드(PB) 제품인 델라페컵얼음이었다. 밤에는 서늘하지만 낮에는 뜨거운 일교차가 큰 날씨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2위는 빙그레 바나나우유, 3위는 참이슬(병 360㎖), 4위는 펩시콜라캔(250㎖), 5위는 제주삼다수(500㎖)였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중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동, 동대문, 잠실 등 지역 점포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관광 기념품(증가율 97.4%), 장류(72.2%), 소주(66.7%) 등의 매출 증가율이 컸다. 단일 상품으로는 홍삼캔디의 매출이 53.1% 늘어 중국인들에게 가장 사랑 받는 품목이었고, 홍삼 음료(31.6%), 브라우니(22.9%), 바나나맛 우유(20.7%), 신라면(12.2%) 등의 매출 증가율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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