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스마트 그린하우스를 카자흐스탄에도 똑같이 만들어주세요.”

지난 주말 충남 부여군의 우듬지영농조합 토마토농장을 찾은 카자흐스탄 침켄트주 부주지사 일행은 감탄사를 연발하며 이같이 요청했다. 김호연 우듬지영농조합 대표는 “카자흐스탄 고위 관계자들이 한국형 스마트 그린하우스 기술과 노하우를 배우려고 지난 3일부터 사흘간 방문했다”며 “밤 10시가 넘어서도 농장을 다시 찾아 방울토마토 온실의 원격·자동 제어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확인할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고 전했다.

한국 농업은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스마트 그린하우스가 보급되는 초기 단계이지만 해외에선 벌써 한국형 스마트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계절이 분명한 기후환경에서도 최첨단 ICT를 활용해 생산성과 농산물 품질을 크게 높인 농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형 스마트 그린하우스 설치 비용이 농업기술 강국인 네덜란드의 20% 수준에 불과해 경제성이 높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우듬지영농조합 토마토농장의 경우 지난해 8월 5000만원을 들여 1만4000㎡(약 4200평) 규모의 비닐온실에 원격·자동제어가 가능한 복합 환경제어시스템을 도입했다. 김 대표는 “온도 습도 바람 햇빛 등 환경 요인과 배양액 수분 등 생장 관리를 첨단시스템이 정밀하게 제어해 훨씬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효율적으로 자원을 쓰기 때문에 생산 비용도 20% 절감됐고 삶의 여유도 생겼다”고 만족해했다.

경남 통영시의 파프리카농장, 전남 무안군의 국화농장, 전남 담양군의 딸기농장 등도 스마트 그린하우스로 변신해 경쟁력을 크게 높이고 있다.

박경아 농림축산식품부 정보화담당관은 “국내 스마트 그린하우스는 투자효과가 매우 큰 반면 비용은 많이 들지 않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규모화된 시설원예 농장을 중심으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올해부터 2017년까지 국내 5000 농가(1650ha)가 스마트 그린하우스를 도입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에 나섰다. 박 담당관은 “농가에 ICT 융복합 컨설팅을 하고 있다”며 “스마트 그린하우스를 도입하는 농가는 전체 비용의 20%만 부담하면 되고 나머지는 국비와 지방비 등으로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 스마트 그린하우스

정보통신기술(ICT) 장비인 복합 환경제어시스템을 도입한 최첨단 온실. 스마트폰 등을 통해 원격으로 온실의 창을 여닫고, 온실 내 스프링클러와 배양액 공급도 제어한다. 온실의 온·습도 및 작물생장 관리를 최적화해 비용을 절감하면서 생산성과 농산물 품질을 높일 수 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