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삼성전자 실적발표를 디딤돌 삼아 8거래일 만에 반등에 나서고 있다. 이제 삼성전자의 실적발표가 국내 증시의 추세적 반등을 만들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7일 개장 전 지난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4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4조원을 지켜내면 이날 증시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의 실적이 낮아진 시장 눈높이는 충족했지만 안 좋은 것은 분명하다"며 "이날 반등은 충격 수준의 실적이 발표되지 않은 것에 대한 안도감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59% 급감한 것이고, 전분기 대비로도 43% 줄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대로 내려앉은 것은 3년 만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신흥국 증시 이탈을 불러온 달러 강세가 안정화 단계로 접어든 것은 긍정적이지만,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는 것이다. 실적 부담이 지속돼 한 코스피지수의 추세적 상승도 아직은 이르다고 봤다.

임 팀장은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다른 수출 기업도 환율 영향으로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며 "추세 상승은 이달 하순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 3분기 실적의 윤곽이 드러나고, 4분기 기대감이 생길 때 증시가 상승할 것이란 판단이다.

환율은 4분기 실적에 기대감을 만들고 있다. 3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027원에 머물렀으나, 현재는 106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위원은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의 귀환이 중요한데, 이는 신흥국에 대한 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판단했다.

최근 외국인의 매도는 달러 강세, 브라질 정치 이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신흥국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자금이 매도되는 과정에서 기계적으로 나온 것이란 설명이다. 한국 시장 자체는 이익 전망이 좋지 않기 때문에 신흥국 ETF로 외국인 자금이 들어와야,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봤다.

시장접근은 실적발표 시기에 들어선 만큼 실적에 방점을 둔 투자전략을 주문했다.

임 팀장은 "3분기 실적은 대형주가 좋지 않다"며 "실적 상승동력(모멘텀)이 있는 중소형주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이 연구위원은 "중국 소비 수혜주, 게임 등 3,4분기 실적이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업종을 중심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