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법관 98%가 SKY·한양·성균관대 출신
경력법관 선발에서 상위권 대학 출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올해는 서울대·고려대·연세대·한양대·성균관대 출신이 전체 경력법관 55명 중 54명(98.2%)을 차지했다. 반면 비수도권 지방대 출신은 ‘0명’으로 나타나는 등 출신학교 편중 현상이 심각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로펌 출신 경력판사 숫자는 세종 김앤장 광장 태평양 순이었다.

○10명 중 1명 대형 로펌 출신

대법원이 정갑윤 새누리당 의원(국회 부의장·울산 중구)에게 제출한 자료를 본지가 6일 분석한 결과 경력법관을 처음 선발한 2006년부터 지금까지 임용된 사람은 모두 308명이었다. 임용 전 직업은 변호사가 128명(41.6%)으로 가장 많았고 법무관 104명(33.8%), 검사 65명(21.1%), 헌법연구관 4명(1.3%) 순이었다.

대법원은 2012년까지 법무관 출신을 초임 법관으로 뽑았으나 지난해부터는 경력법관에 포함했다. 3년 경력 이상 법조인만 법관으로 임용토록 하는 ‘법조일원화 정책’이 시행됨에 따라 법무관 근무 기간도 법조인 경력으로 인정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법무관 출신 경력법관은 지난해 처음 생겼다.

경력법관 98%가 SKY·한양·성균관대 출신
변호사 출신 경력법관이 임용 전에 일했던 곳으로는 로펌이 70명(54.7%)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10대 대형 로펌’(변호사 수 기준으로 최대 김앤장에서 최소 대륙아주까지)에서 일했던 사람은 34명(26.6%)이었다. 로펌별로는 세종이 8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김앤장 7명, 광장 6명, 태평양 5명, 국제 4명, 대륙아주 3명 등(합병 전 법무법인 대륙에서 임용된 2명 포함)이었다.

○올해 지방대 임용자 한 명도 없어

경력법관 임용자에서 상위권 대학 출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커지고 있다. 2006년 경력법관으로 임용된 사람은 37명이었고 이 중에서 서울대·고려대·연세대·한양대·성균관대 등 상위 5개 대학 졸업자는 30명(81.1%)이었다. 법조일원화 시행 직전인 2012년에는 24명 중 21명(87.5%)이었고 올해는 55명 중 54명(98.2%)에 달했다. 서울대가 2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고려대 17명, 연세대 4명, 한양대 3명, 성균관대 2명 순이었다. 나머지 한 명도 경찰대학 출신이어서 비수도권 지방대 출신은 한 명도 없는 셈이다.

전체 경력법관 임용자 308명 가운데 5개 대학 졸업자는 259명(84.1%)에 달했다. 반면 지방대 출신은 27명(8.8%)에 그쳤다. 정 의원은 “다양하고 전문화된 사회적 요구를 수용하고자 마련된 경력법관제가 되려 법원의 폐쇄적 엘리트주의를 키우고 있다”며 “순혈주의를 깰 법관 임용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조일원화로 대형 로펌 출신이 법관에 임용되면서 사법부 독립성이 침해될 것’이라는 당초 우려와는 달리 10대 로펌 비중은 오히려 낮아졌다. 경력법관 중 10대 로펌 출신은 2012년 24명 중 7명(29.2%)이었다가 법조일원화 이후인 지난해 71명 중 2명(2.8%), 올해 55명 중 1명(1.8%)으로 크게 줄었다. 대법원 관계자는 “대형 로펌 출신의 법관 임용에 대한 비판적 시각으로 지원자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