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트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로 종합 우승을 차지하며 ‘요트 강국’의 이미지를 팬들에게 심어줬다.

또 조광희는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3관왕에 오른 천인식 이후 24년 만에 카누 금메달리스트가 돼 소외 종목의 설움을 다소나마 덜었다. 이런 비인기 종목들이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일반인에게 생소한 종목의 선전은 2일에도 이어졌다. 한국 세팍타크로 남녀 대표팀은 이날 레구에서 나란히 결승에 진출하며 동반 은메달을 확보했다. 임안수(26) 박현근(24) 정원덕(26·이상 고양시청) 김영만(28·청주시청)이 출전한 한국은 경기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세팍타크로 남자 레구 준결승에서 미얀마를 게임 스코어 2-1(21-11, 17-21, 21-16)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김이슬(25·부산환경공단) 이진희(27·경남체육회) 이민주(24·부산환경공단)가 나선 여자 대표팀은 중국을 2-1(19-21, 21-12, 21-13)로 꺾었다. 세팍타크로가 1990년 베이징 대회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한국이 레구 결승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남녀 결승전은 3일 열린다.

한국 남자 카바디는 아시안게임 사상 첫 메달을 수확했다. 이날 인천 송도글로벌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카바디 준결승에서 카바디 종주국인 인도에 25-36으로 패했으나 동메달을 획득했다. 카바디는 ‘숨을 참는다’는 뜻의 힌두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격투기, 술래잡기, 피구를 섞어 놓은 듯한 종목이다. 남자 경기는 1990년 베이징, 여자 경기는 2010년 광저우 대회부터 정식종목으로 선정됐다.

메달은 획득하지 못했으나 의미있는 승리를 거머쥔 종목도 있다. 한국 여자 럭비는 이날 아시안게임 사상 첫 승리를 거머쥐었다. 한국은 인천 남동아시아드럭비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럭비 9~10위 결정전에서 라오스를 34-0으로 꺾고 9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시상대 꼭대기에 선 것도 아니고, 10개 참가국 가운데 겨우 9위를 차지했을 뿐이지만 선수들에게는 우승에 버금가는 찬란한 1승이었다. 4년 전 광저우 대회에서 7인제 여자 럭비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한국이 아시안게임에서 이긴 것은 처음이다. 광저우 대회에서는 6전 전패에 그쳤다. 총 239점을 내주는 동안 단 15점만을 땄다.

이번 대회 목표를 1승에 맞춘 대표팀은 싱가포르와의 첫 경기에서 0-19로 완패했다. 이어 열린 일본, 중국과의 경기에서도 각각 0-50, 0-64로 대패했다.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는 선제점을 냈지만 7-10으로 역전패한 한국은 마지막 순위결정전에서 라오스를 상대로 그토록 바라던 첫 승리를 신고했다. 국내에 실업팀이 하나도 없어 대학생과 예비 사회인으로 구성된 12명의 ‘외인부대’가 이뤄낸 쾌거였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