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삼성전자는 산다
코스피지수가 1970선까지 밀릴 만큼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강하지만 일부 ‘편애’를 받는 종목도 있다.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다. 지난 9월 이후 삼성전자를 순매도한 날이 3일에 불과할 정도로 외국인의 애정이 각별하다. 이 기간 삼성전자 누적 순매수액만 7000억원 선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2일 전날보다 1.3% 떨어진 114만1000원에 장을 마치며 1년 신저가를 기록했다. 두 달 전만 해도 7조~8조원에 달했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지난달 말 3조원대 후반까지 떨어지면서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됐다는 설명이다. 수급 측면에선 누적된 국내 기관의 순매도가 삼성전자를 신저가로 떨어트렸다는 평가다. 기관은 7월31일 이후 이날까지 42거래일 중 지난달 16일 하루를 뺀 41거래일 동안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그러나 기관의 매물을 꾸준히 받아주고 있다. 이날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도액은 233억원에 그쳤으며 코스피지수 2000선이 무너졌던 1일에는 오히려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식을 468억원어치 사들였다. 주 단위 통계를 보면 외국인의 삼성전자에 대한 애정이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외국인의 유가증권시장 순매도액이 6715억원에 달했던 지난주엔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식을 2940억원어치 사들였다. 그 전주인 9월15~21일 역시 유가증권시장 전체 4125억원 순매도, 삼성전자 1746억원 순매수로 외국인의 매매 패턴이 동일했다. 외국인의 삼성전자 보유 비중은 현재 51.84%로 2006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독립리서치 올라FN의 임홍빈 대표는 “삼성전자 지배구조 개편 이후까지 염두에 둔 장기 투자자들이 삼성전자를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