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1일 오후 2시께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정부 공식 합동분향소 옆 경기도미술관 내 가족대책위 사무실에서 전명선 가족대책위 위원장 등 집행부와 만났다.
박 원내대표는 1시간 30여 분간 이어진 면담을 마치고 나와 "가족대책위가 크게 2가지를 얘기했다"며 "유족 입장이 반영될 수 있는 특검 후보군 추천 방안을 마련하도록 여당과 즉각 협상에 임해줄 것과 유족 동의가 없는 인물은 특검으로 추천하지 않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힘이 닿는 데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면담에 앞서 합동분향소를 찾아 분향한 박 원내대표는 방명록에 '가장 슬픈 법이 너무 슬프게 됐다. 아직 이렇게밖에 힘이 되지 못해서 미안하다. 흔들리는 조각배에서 활을 들고 서서 법을 만드는 그런 싸움이었다'고 적었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박 원내대표가 면담을 마치고 떠난 직후부터 1시간가량 가족대책위와 대화를 나눴다.
이 원내대표는 "와달라는 요청을 받고 온 것은 아니고 당연히 찾아봬야 되기 때문에 온 것"이라며 "유족들을 위로하고 저희를 이해해달라는 말씀을 드렸다"고 면담 내용을 전했다.
그는 "유족들이 타결된 특별법을 두고 섭섭한 면이 있을텐데 특별법에 대한 취지와 상황을 설명했고 유족 입장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세월호 참사에 관해서는 여야가 없다"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배·보상, 재발 방지 대책 등 여러 문제에 대해 우리와 가족대책위가 긴밀한 소통 관계를 유지해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족대책위는 이날 여야 원내대표의 방문을 '조문'으로 규정하며 특별법에 대한 입장에는 변화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전 위원장은 "특별법에 대한 우리의 반대 입장은 어제 충분히 밝혔다"며 "양당 대표에게 유족의 마음을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들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자리는 양당 대표가 조문하고 유족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자리였는데 이 대표가 가족 앞에서 많이 울었다"며 이 대표를 향해 "그 눈물이 안전한 사회건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유경근 대변인은 면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양당 원내대표가 특별법에서 추후 논의하겠다고 한 유족 참여 방안에 대해 오늘 당장이라도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약속이 지켜지는지 두고 볼 것"이라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그러나 "이를 두고 여야가 합의한 특별법에 대해 '조건부 수용'이라고 보는 것은 맞지 않다"며 "우리는 어제 밝힌 것처럼 여야의 특별법을 분명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단원고 학생 희생자들로 구성된 가족대책위는 전날 여야의 특별법 최종 타결안에 대해 "유족들을 완전히 배제한 채 특검의 중립성을 해치는 특별법"이라며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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