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호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일 코스피지수가 경기지표 부진, 엔화 약세 등의 여파로 2000선을 하회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올 연말 지수가 1935포인트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20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오후 1시25분 현재 전날보다 25.39포인트(1.26%) 하락한 1994.70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 아래로 추락한 것은 지난 7월14일 이후 약 두 달 반 만이다.

한 센터장은 이에 대해 "최근 발표되는 중국과 한국의 경기지표들이 잇따라 부진했다"며 "미국 경기지표는 그나마 호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금리 인상에 대한 불안감으로 증시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한국 광공업생산은 전달보다 3.8% 급감하며 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중국의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과 같은 51.1로 집계됐다. 중국 제조업 PMI는 올 3월부터 5개월 연속 상승했지만 8월에 하락세로 전환한 이후 두 달째 부진한 흐름이다.

한 센터장은 "중국에서 소비지표는 괜찮다는 것이 대세 여론이었지만 최근 주택건설 경기 부진으로 소비경기도 안 좋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 불안감은 신흥국 증시의 자금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현재 1432억 원 규모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지난 달 18일부터 26일까지 7거래일 연속 1조 원 이상을 순매도하기도 했다.

엔화가치 하락과 달러화 강세 등 부정적인 환율 여건도 증시를 끌어내리고 있다.

그는 "엔·달러 환율이 6년여 만에 심리적 저항선인 110엔대를 돌파하는 등 엔저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달러화 강세로 인한 약저는 국내 수출주들에게 부담"이라고 분석했다.

신영증권은 올 하반기 코스피지수 예상밴드를 하향 조정했다. 당초 1950~2180포인트였던 밴드를 1935~2120포인트로 낮췄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