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주식시장이 ‘리먼브러더스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30일(현지시간) 알렉산더 칸타로비치 JP모간 러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인용,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싸고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경제제재가 심화될 경우 러시아 증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와 비슷한 충격에 빠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2008년 ‘리먼 사태’ 때 러시아 MICEX 주가지수는 67% 하락했다. 이는 당시 30대 국가의 증시 가운데 최대 낙폭이었다. MICEX 주가지수는 올 들어 6.6% 떨어졌다.

칸타로비치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러시아 경제의 기초는 2008년 당시보다 좋아졌지만 러시아 금융산업이 서방의 경제제재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며 “사태가 악화되면 MICEX 지수가 지금보다 50% 이상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우크라이나 사태가 조기에 해결될 가능성이 낮다”며 러시아 투자 비중을 줄일 것을 권고했다.

모건스탠리도 지난 29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을 침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러시아 증시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중립’에서 ‘비중축소’로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전면적인 경제제재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도 있다”며 “이 경우 러시아에 상장된 상당 부분의 주식이 투자금지 종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