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내 증시는 제한적인 등락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경기부양 기대감이 살아 있는 것은 긍정적인 요인이지만, 최근 엔저(低) 기조가 국내 수출주 상승을 짓누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미국 증시는 글로벌 경기부양 기대감에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경기부양책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부국증권 투자전략팀은 "잭슨홀 미팅을 계기로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대부분 희석됐다"며 "이는 글로벌 유동성이 국내 주식시장으로 유입이 지속될 것이란 기대감을 갖게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시 엔저 기조가 고개를 들면서 국내 증시에 새로운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엔화 약세 기조는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가 지난 주말 미국 잭슨홀 회의에서 양적완화 확대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 계기가 됐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신호로 미국 달러화의 완만한 강세가 전개될 것"이라며 "원화 약세의 속도가 메이저 통화인 엔화보다 더딘 경향은 국내 증시에 우려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날 코스피에서는 이 같은 흐름에 대표 수출업종들이 줄줄이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1.5% 이상 내리면서 신저가를 기록했고 현대차그룹주들도 3~8%씩 하락했다.

이에 따라 외부환경에 민감한 수출업종보다는 경기부양 정책의 수혜가 기대되는 내수 업종에 포커스를 맞추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과거와 같이 수출주들이엔화 트라우마에 일방적으로 반응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원화가 엔화 대비 강세를 유지하는 경우 수출업종보다는 내수와 서비스업종에 투자하는 것은 유효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