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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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둘째 딸 민정씨(23·사진)가 해군 사관후보생에 지원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원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에서 외국인학교가 아닌 일반 고교를 거쳐 대학(베이징대)을 졸업한 민정씨는 지난 4월 해군 사관후보생 모집(117기)에 지원, 필기시험에 합격한 데 이어 지난달 면접과 신체검사를 마쳤다. 최종 합격자는 오는 29일 발표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면접을 치렀으면 별다른 결격 사유가 없으면 합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민정씨가 해군 장교를 지원한 배경에 대해 SK는 개인적인 결정이어서 따로 설명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학에 다닐 때 식당 접시 닦기와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댈 정도로 자립심이 강했던 만큼 군 복무 지원도 이런 성향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SK 관계자는 설명했다.

민정씨는 베이징대에 다닐 때 중국 내 혐한(嫌韓) 정서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과 중국 학생들이 문화 교류를 할 수 있도록 동아리를 만들 정도로 적극적인 성격이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에게 의존하기보다는 자립하려는 의지가 강했다.

현재 수감 중인 최 회장과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민정씨의 취지를 좋게 받아들여 본인의 뜻을 존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스웨덴의 발렌베리 가문은 최고경영자가 되기 위한 조건으로 부모 도움 없이 대학을 나오고 해군 장교로 복무할 것을 요구한다”며 “재벌 총수의 딸이 스스로 군 복무를 지원하는 건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책무)의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