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로운 공연·전시가 있다고 해도 이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없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평소 잦은 야근과 격무에 시달리는 직장인들로선 평일에 따로 시간을 내 문화생활을 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문화가 있는 날’이 정착되면서 기업들의 참여도 늘어나고 있다. 문화융성위원회와 우리은행은 지난 21일 ‘문화가 있는 날 동참을 통한 문화가치 확산’ 업무협약을 맺었다. 지난 3월 신세계, 지난달 네이버에 이은 세 번째 업무협약 체결이다. 금호아시아나, CJ, 기업은행, 벽산 등 22개 기업과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단체도 조기·정시 퇴근을 통해 ‘문화가 있는 날’에 동참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행사를 기획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는 서울 신문로 본관 로비에서 오후 6시에 ‘문화가 있는 날 콘서트’를 열고 있다. 이달에는 아코디언 연주자 정태호 씨가 이끄는 ‘탱고 재즈 콰르텟’이 다양한 영화에 등장하는 탱고 음악을 연주할 예정이다. 무료 공연이며 누구나 볼 수 있다.

신세계도 본점·인천점·센텀시티점·경기점·의정부점·충청점 등 전국 6개 지점에서 오후 2시에 ‘마티네 콘서트’를 연다. 서울 소공로 본점에선 첼리스트 양성원 씨가 바흐, 드보르자크, 리스트, 피아졸라 등 다양한 작곡가의 작품을 연주한다. 방송인 진양혜 씨가 진행을 맡는다.

CJ E&M은 독거노인들과 함께 영화, 공연을 관람한다. 기업은행과 이마트 전 지점에선 ‘문화가 있는 날’ 포스터를 게시하고 있다. 벽산은 전 직원이 뮤지컬, 콘서트, 전시, 영화, 콘도 예약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마일리지를 일정 금액 지원하는 ‘문화 마일리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