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 덫'에 걸린 삼성전자 신저가 추락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나홀로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25일 코스피지수는 이틀 연속 반등하며 2060선을 되찾았지만 삼성전자는 최근 1년 최저가로 밀려났다. 중국 샤오미 등 스마트폰 시장에서 신생 경쟁사들이 급부상하면서 실적 전망이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점이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입지 좁아지는 증시 대장주

'삼각 덫'에 걸린 삼성전자 신저가 추락
삼성전자는 이날 122만8000원으로 1만9000원(1.52%) 하락했다. 작년 8월9일(123만원) 이후 최저가다.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8.5% 빠졌다. 한때 배당 확대 기대감에 116만원까지 올랐던 우선주도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뒤 이날 95만6000원까지 추가 하락했다.

잇따른 주가 부진에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202조7122억원(우선주 포함)으로 지난달 말(222조3232억원) 대비 20조원 가까이 줄었다. 유가증권시장 내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은 16.8%로 줄었다. 2012년 3월 이후 2년 반 만에 최저치다.

글로벌 경쟁업체 증가와 그에 따른 실적둔화 우려,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된 불확실성 등이 투자심리를 짓누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승훈 도이치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럽 등지에서 열린 투자설명회(NDR)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급부상하는 중국 경쟁업체에 대한 대응 방안과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한 회사 측 전략을 묻는 등 우려 섞인 시선을 보냈다”고 전했다.

'삼각 덫'에 걸린 삼성전자 신저가 추락
실적 전망은 여전히 하향 추세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은 평균 53조원, 영업이익은 7조4494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 영업이익은 26% 줄어든 규모다. 하지만 이트레이드 HMC 하나대투증권 등 일부 증권사는 매출이 51조원, 영업이익은 6조5000억원대까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싸지만 단기 반등 쉽지 않아”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2년간 120만~123만원대에서는 반등했다. 대표적 경쟁사인 애플과의 시가총액 격차도 과거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 저가 매력이 살아나고 있다는 의미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달러 기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지난 22일 1896억달러로 애플(6066억달러) 시가총액의 29.7%에 불과하다”며 “2011년 이후 애플 대비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율은 25%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익 전망이 개선되기 전까지는 주가가 강하게 반등하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유의형 동부증권 연구원은 “성수기인 3~4분기 이익 개선세가 추정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적을 기반으로 한 주가 상승은 당분간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때 주가를 밀어 올렸던 지배구조 개편 이슈도 단기간 내 명확한 그림이 나오기 힘들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주가 상승 요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다만 전문가들은 다음달 공개 예정인 ‘갤럭시노트4’의 흥행 여부에 따라 단기 주가 흐름이 갈릴 수 있다고 봤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는 플렉서블 아몰레드(AMOLED) 디스플레이 탑재 모델이 나오는 내년 이후 경쟁사 대비 두각을 나타내면서 주가도 정상화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