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로증 아이 키우는 30대 엄마役
친구 같은 모성애 보여주려 노력
최근 탈세 논란에 휩싸인 톱스타 송혜교(32)가 주연한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이 다음달 3일 개봉한다. 이미 실수를 인정하고 공개적으로 사과한 그는 거듭 사죄의 말을 이어갔다. 그는 “제 개인적인 일과 상관없이 영화는 제대로 평가받았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나섰다”고 말했다. 25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신경을 많이 쓰느라 아직 영화를 제대로 못 봤어요. 다행히 호평이 이어지고 있어 한시름 놨습니다. 오랜만에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 영화예요. 명랑하고 쾌활한 캐릭터들이 나와 웃음을 주는, 따뜻한 영화지요. 가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영화는 조로증으로 죽어가는 아이를 키우는 30대 부부 이야기. 열일곱 살 때 사고를 쳐 아이를 낳은 철부지 부부와 늙어가는 아이가 빚어내는 에피소드가 웃음과 눈물을 준다. 어쩔 수 없는 비극에 꿋꿋이 맞서는 사람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원작은 김애란 작가의 동명 소설이다. ‘정사’ ‘스캔들:남녀상열지사’로 유명한 이재용 감독이 연출했다.
“제 나이 또래의 캐릭터예요. 어릴 때 아이를 낳은 엄마 역이다 보니 누구나 생각하는 모성애를 보여준다면 관객들이 부담을 가질 것이라 생각했어요. 굳이 엄마인 척하기보다는 편한 친구 같은 엄마를 보여주려고 했죠.”
그는 실제 어머니를 떠올리며 연기했다고 한다. 어머니도 자신을 스무 살 때 낳았고, 성격도 쾌활한 편이라 여주인공과 비슷한 면이 많았다고.
“엄마 역이라 꾸미지 않고 자다가 바로 나와서 찍었어요. 감독님도 얼굴이 부어 있는 것을 더 좋아했죠. 남편 역을 맡은 강동원도 마찬가지여서 서로 얼굴이 가관이라고 얘기했어요.”
강동원은 같은 소속사여서 평소 친한 사이라고 했다. 현장에서 강동원은 여자처럼 꼼꼼한 반면 오히려 자신이 털털한 남자 타입이었다고. “영화 취향도 서로 달랐어요. 저는 사실적인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강동원은 유니크한 쪽을 선호하더군요.”
송혜교는 지난 3년간 한국보다 중국에서 활동을 많이 했다. 왕자웨이 감독의 ‘일대종사’는 개봉했고, 올가을에는 우위썬 감독의 ‘태평륜’과 이넝칭 감독의 ‘나는 여왕이다’가 현지에서 개봉한다.
“중국에서 유명한 감독님들이 불러줘서 출연하다 보니까 여러 편을 마쳤어요. 배우로서, 여자로서 그분들께 배우는 게 많아요. 앞으로도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활동을 계속할 겁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