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치품 시장의 성장세를 이끌어가던 '큰손' 중국 관광객의 명품 사재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온바오닷컴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를 인용, 그간 중국 관광객 덕분에 핸드백, 보석, 와인 등 명품 시장이 호황세를 누렸지만 현재는 이전보다 명품을 구입하는 중국인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같은 급감세는 세계 최대 쇼핑 부가세환급 서비스업체인 글로벌블루(GLOBAL BLUE)의 통계에서 드러난다. 통계에 따르면 2012년 유럽에서의 중국인 여행객의 세금환급 청구가 57%였지만 지난해에는 27%로 급감했다.

프라다 관계자는 "지난 상반기 유럽에서의 수입이 1% 줄어들었는데 중국 관광객 감소를 부분적 원인으로 꼽고 있다"고 밝혔다.

홍콩의 경우, 전통적인 최대 쇼핑시즌인 지난 5월 노동절 연휴기간 동안 홍콩을 찾은 중국 대륙 여행객은 연초보다 2% 감소했으며 지난 6월 홍콩의 세일기간 동안 매출은 전년보다 6.9% 줄어들었다. 특히 보석, 시계, 사치품 등의 판매량은 지난 6월 28%나 줄었다.

중국인들의 명품 소비에 대한 책을 쓴 얼완 람버그(Erwan Ramboug) HSBC이사는 "홍콩과 서유럽에서의 명품 시장이 모두 부진한 상황"이라며 "투자자는 당분간 명품관련 업종에 대한 투자를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WSJ는 중국인의 명품 구입이 급감한 원인에 대해 중국 내 부는 반부패 바람, 유로화 강세, 홍콩과 중국 대륙간의 관계 악화 등을 꼽았다.

해외에서 명품을 구매하는 것이 중국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쌌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점도 꼽혔다. 밀란에 위치한 베네타(Veneta) 매장의 좡즈위안 점장은 "중국 고객들이 이전에는 자신들이 제품을 구입할 때 많은 돈을 지불하는 것을 의식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그런 중국인 고객은 사라졌다"며 "젊은 커플들이 가격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구입한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