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에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을 신설해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연간 지원금을 1조2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대폭 증액하기로 했다. 올해보다 재정 투입을 67% 확대하는 것이다. 이 자금은 근로자 5인 이하 소상공인의 경쟁력을 높이고, 전통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집중 투입한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충남 천안시 남산중앙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분간 적자를 감수하고라도 서민이 먹고사는 것에 대해선 과감하게 재정을 운용하겠다”며 이 같은 소상공인 재정 지원대책을 내놓았다. 기재부는 우선 중소기업진흥기금 내 소상공인 계정을 내년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으로 독립시키기로 했다. 지원금 규모도 올해 1조2000억원에서 내년 2조원으로 대폭 늘린다. 이를 위해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국회에 상정해놓았다.

우수 전통시장 50억 투입…세계적 관광 명소로 육성

최 부총리는 “서민경제가 회복되려면 무엇보다 전통시장 활성화가 중요하다”며 “전통시장이 지역의 특수성에 맞춰 차별화될 수 있도록 시장을 골목형, 문화관광형, 글로벌명품형 등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눠 맞춤식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국에서 다섯 곳 내외의 우수시장을 선정,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50억원을 투입해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세계적 관광 명소로 육성하겠다고 덧붙였다.

전통시장의 가장 큰 애로사항인 주차 문제도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전통시장 주차장 건립 지원을 매년 50여개에서 84개로 늘리겠다”며 “학교 등 인근 공공시설에서 유휴 시간에 주차장을 개방하는 경우 시설관리비를 지원하는 ‘주차장 공유제’를 도입해 정부가 사용료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시장에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 상인에 대한 지원책도 마련된다. 최 부총리는 “전통시장 내 빈 점포 100곳을 임차해 청년 상인에게 무상으로 제공하고, 전통시장과 인근 대학 간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개설해 대학생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시장에 접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진형/천안=김우섭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