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마찰에도 톈진·우한 노선 연결 효과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인 관광객 다시 늘어
◆7월 중국 관광객 작년의 2배
21일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은 126만9700명으로 월간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3개월 만에 또다시 사상 최대치 경신이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은 28만1200명으로 작년 7월의 두 배로 급증했다.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놓고 중·일 간 영토분쟁이 가열되기 전인 2012년 7월 이후 2년 만에 중국인 관광객이 국가별 순위에서 다시 1위에 올랐다. 방일(訪日) 중국인은 2012년 11월 5만1993명까지 줄어든 이후 지난해 3월 10만명을 겨우 회복했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올 들어 7월까지 129만명이 일본을 찾아 전년 동기 대비 90.8% 증가했다.
한국인 관광객이 6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점도 눈에 띄는 변화다. 한·일 관계 악화에다 세월호 사건까지 겹치면서 한국은 지난 2월 이후 유일하게 방일 관광객 수가 감소하는 국가였다. 하지만 지난달엔 25만6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늘었다. 대만인 관광객은 지난달 17.1% 증가했고, 인도네시아(107.6%) 필리핀(63.2%) 말레이시아(63.2%) 등 동남아시아 관광객도 급증세를 이어갔다.
올 7월까지 일본을 찾은 외국인은 총 753만1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4%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는 사상 처음으로 연간 1000만명을 넘어선 지난해 수준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중국 항공노선 늘린 덕 봤다
중·일 관계 악화 속에서도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한 데는 엔저 영향이 있다. 올 상반기에만 달러 대비 엔화가치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7.3% 떨어졌다. 여기에 일본 정부가 항공편을 늘리면서 중국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선 것이 주효했다. 마쓰야마 료이치 일본정부관광국 이사장은 “항공편 증설과 대형 크루즈선 입항 등이 일본을 찾는 중국인이 증가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중국 춘추항공은 지난달 중국 톈진, 우한, 충칭과 일본 간사이국제공항을 연결하는 정기노선을 개설했다. 향후 5년간 일본과 중국 20개 도시를 잇는 항공 노선 개설도 추진 중이다. 삿포로 신치토세공항과 오키나와 나하공항은 중국 남방항공의 전세기 취항을 허가했다. 여객선도 2000~3000명의 중국인 관광객을 싣고 규슈와 오키나와를 찾았다.
일본 정부는 ‘2020년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 유치’를 목표로 내걸고 있다. 이를 위해 국토교통성은 3월 도쿄의 관문 하네다공항의 연간 국제선 이착륙 횟수를 9만회로 50% 늘리면서 입국 통로를 활짝 열었다. 하네다가 일본 각지와 국내선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국제선을 늘리면 일본 국내 각지 방문이 늘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올해부터 3년간 항공사의 지방공항 활주로 이용료(착륙료)를 30~80% 내렸다.
내각부는 지난해 7월 태국과 말레이시아에서 일본을 찾는 관광객의 비자를 면제했다. 최근에도 면세점 확충, 하네다공항과 도쿄 도심 연결 철도 신설 등 다양한 방안을 쏟아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