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주가가 다른 롯데그룹 계열사들과 달리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적이 악화되고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바람에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이 묻혀버렸기 때문이다. 향후 주가 전망은 엇갈린다. 목표주가를 내리는 증권사들이 있는가 하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부담이 낮아져 반등 여력이 충분하다는 주장을 펼치는 증권사도 있다.

롯데쇼핑 해외 부진 vs 소비정책 수혜
롯데쇼핑은 지난 1월 41만7500원까지 치솟았지만 실적 부진에 신용등급 강등으로 19일 31만9000원의 약세에 머무르고 있다. 롯데칠성이 지난 18일, 롯데제과가 19일 연달아 1년 신고가를 기록한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롯데쇼핑의 지난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7조1555억원, 영업이익은 12.6% 줄어든 3123억원에 그쳤다. 경기가 침체되면서 롯데쇼핑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하이마트(65.20%), 코리아세븐(51.10%) 등의 성장이 둔화된 영향이 컸다. 해외사업 부문에서 240억원의 적자를 낸 것도 직격탄이 됐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분 100%를 보유한 중국 롯데마트의 매출 감소세가 이어졌다”라고 분석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잇따라 신용등급을 낮추는 악재도 겹쳤다. 지난 2월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춘 데 이어 이달 14일 피치 역시 ‘BBB+’에서 ‘BBB’로 강등했다. 류영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해외사업의 불확식성 때문에 주가가 오르기 쉽지 않다”며 목표주가를 38만원에서 34만4000원으로 내렸다.

이와 달리 주가가 바닥을 찍었으며 정부 정책에 따른 수혜와 저평가 매력이 주가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긍정론도 있다. 김기영 SK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이 긍정적인 힘으로 작용할 수 있고 3분기 이후 백화점 출점이 이어지면서 성장이 예상된다”며 목표주가를 33만원에서 35만원으로 올렸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악재가 거의 다 노출됐고 과거 대비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며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중국 사업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중국 롯데마트 사업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다”며 “하반기엔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면서 수익성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목표주가는 37만원에서 40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