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있었네…그룹 지배구조 개편株
SK C&C가 18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현대글로비스롯데제과는 지난주 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한 뒤 소폭 조정을 받고 있다. 세 종목의 공통점은 각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고리 역할을 한다는 것. 그룹 전체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선 지배구조 개편의 중심부에 있는 종목의 지분가치를 꾸준히 높일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배당 실적 지배구조 3겹 호재

SK C&C는 이날 1.24% 오른 20만4000원에 장을 마쳤다. 2009년 상장 이후 최고가다. 최태원 SK 회장이 32.92%의 지분을 갖고 있는 SK C&C 주가는 올 들어 51% 상승했다.

SK C&C가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핵심주로 꼽히는 것은 SK(주)와의 합병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SK C&C를 통해 그룹 지주사인 SK(주)를 간접 지배하고 있다. SK C&C 주가가 올라서 두 회사가 합병하게 된다면 최 회장이 안정적으로 SK(주)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오진원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합병 관련도 주목되지만 SK C&C 자체의 배당 매력도 커지고 있다”며 “SK C&C는 지속적으로 배당성향을 높여왔고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돼 배당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최고가 기록을 다시 쓴 현대글로비스도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중심에 있다. 현대글로비스의 대주주는 지분 31.88%를 보유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가 어떤 방식으로 바뀌든 정 부회장이 가진 현대글로비스의 지분 가치를 키워 그룹 전체의 지배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계열사 주식과 교환해 지배력을 높이는 지렛대로 쓸 수 있다는 말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올 들어서만 31% 상승했다.

롯데그룹에서는 롯데칠성(16.8%) 롯데쇼핑(7.9%)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롯데제과가 핵심축이다. 지난달 ‘200만원대 황제주’로 올라선 이후로도 7%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친형인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롯데제과 보유 지분을 늘리면서 지배구조 변화와 더불어 계열분리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관 순매수 이어져…추가 상승 가능

기관의 강한 매수세가 지배구조 개편 관련주의 상승을 이끌고 있다. 기관은 이달 들어 현대글로비스를 309억원, SK C&C를 46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28억원 규모의 롯데제과 주식도 사들였다.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 삼성그룹에서 촉발된 지배구조 개편 문제가 하반기 주요 그룹의 순환출자구조 해소와 지주사 전환 움직임으로 확산되면서 관련주들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요 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권 승계와 더불어 정부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인 지배체제를 갖출 필요가 있다”며 “이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지배구조 개편의 중심에 있는 회사의 시가총액이 높아져야 교환가치가 확대되는 만큼 추가 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