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사물인터넷(IoT) 분야 미국 유력 벤처기업을 인수했다.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IoT시장 선점을 둘러싼 삼성전자와 구글, 애플의 각축전이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IoT 기반의 스마트홈 전문기업인 미국 스마트싱스를 인수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인수지분은 100%로 알려졌고 인수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미국 정보기술(IT) 업계에선 2억달러(약 2040억원) 규모로 보고 있다.

2012년 설립된 스마트싱스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원격으로 TV와 냉장고 등 집 안의 전자기기를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다. 전자기기 간 연결을 돕는 스마트싱스의 플랫폼은 1000개 이상의 기기와 8000개 이상의 앱을 지원한다. 이 회사는 이를 기반으로 연말께 애플 앱스토어와 비슷한 유료 앱 서비스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는 미 실리콘밸리에 있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혁신 조직인 오픈이노베이션센터(OIC)로 하여금 스마트싱스를 흡수하도록 하되, 조직 운영은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알렉스 호킨슨에게 맡기기로 했다. 데이비드 은 삼성전자 OIC 부사장은 “커넥티드 디바이스(기기 간 연결)는 삼성전자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부분”이라며 “스마트싱스가 개방형 플랫폼을 유지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이번 인수합병(M&A) 결정은 모든 기기를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IoT시장에서 글로벌 업체 간 주도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앞서 구글은 지난 1월 32억달러에 스마트 온도조절기 업체 네스트를 인수한 데 이어 6월엔 가정용 폐쇄회로TV(CCTV) 업체인 드롭캠을 5억5500만달러에 사들였다. 애플도 독자 플랫폼 홈킷을 개발한 데 이어 IBM과 기업용 모바일앱을 공동 개발하는 등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집 안의 가전기기를 하나의 플랫폼에 연결해 작동시킬 수 있는 스마트홈시스템을 4월 출시한 상태로, 구글 주도의 기술표준 컨소시엄인 스레드클럽 등에도 참여하고 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