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그룹, 포스코특수강 인수 MOU…보폭 넓히는 세아 3세 이태성 상무
세아그룹이 포스코특수강(옛 삼미특수강)을 인수한다. 특수강 공장을 추가 신축하고 본격적인 사업 확대를 선언한 현대제철을 견제하고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다. 포스코는 14일 세아그룹의 특수강 생산 계열사인 세아베스틸에 포스코특수강을 매각하기로 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매각 지분은 포스코가 보유하고 있는 72.1%다. 포스코와 세아그룹은 앞으로 포스코특수강에 대한 실사 등을 거쳐 가격 및 구체적인 매각 조건을 결정할 계획이다.

세아그룹 관계자는 “올 상반기부터 양측 간에 꾸준히 접촉이 있었으나, 포스코가 기업공개(IPO) 대신 매각을 결정한 것은 최근 1주일 사이”라며 “늦어도 10월 전에 최종 인수를 마무리하겠다”고 전했다.

철강업계에서는 포스코가 앞으로 특수강 시장의 공급과잉이 심화될 것으로 보고 세아와 손을 잡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세아그룹은 철강 원료를 현대제철 대신 포스코에서 구매하고, 포스코는 ‘덩치 키우기’를 희망하는 세아에 포스코특수강을 넘겼다는 해석이다.

앞서 포스코특수강이 매물로 나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세아그룹은 발빠르게 포스코와 접촉에 나섰다. 작년 2월 갑작스레 타계한 이운형 세아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태성 세아베스틸 상무(36·사진)가 태스크포스(TF)를 이끌며 이번 인수전을 진두지휘했다. 이 상무는 지난 6월 기자들과 만나 “동부특수강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인수합병(M&A)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세아그룹이 포스코특수강 인수를 마무리하면 연간 400만t 규모의 생산력을 갖춘 세계 최대 특수강 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현재 세아그룹의 탄소합금강 생산능력은 연 300만t 규모이며, 포스코특수강의 스테인리스스틸(STS) 생산능력은 연 100만t 규모다. 철강업계에서는 이 상무가 조만간 매물로 나오는 동부특수강 인수까지 성공할 경우 현대제철과 경쟁할 수 있는 확고한 기반을 갖추게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