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한국기술교육대 총장일 때 교내 구직센터에 가서 학생들에게 ‘차 한 잔 줄까요?’ 하면 1000명 중 한 명 정도만 ‘주세요’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빈말이라도) 그렇게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은 차이가 크지 않을까요.”

2012년부터 2년간 총장으로 재직하며 중간·기말고사 때마다 학생들에게 간식을 나눠줘 ‘떡볶이 총장’으로 유명했던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사진). 지난달 16일 취임한 이 장관이 요즘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이 있다. 바로 ‘진정성’이다. 그가 취임 직후 ‘노사정 대화 복원’을 강조하면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한국노총이었다. 이후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노사정위원회를 잇달아 찾았고, 노·사·정 대표자 간담회를 성사시키면서 8개월여 만에 노사정위 정상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저는 시골에서 태어났고, 얼굴이 잘생긴 것도 아니고,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과 반성을 해봅니다. 그런데 사람의 마음이 통하는 데는 다섯 가지 요소가 있다고 하더군요.” 최근 이 장관이 출입기자들과 함께한 식사자리에서 ‘진정성이란 말은 쉬운데 실천이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답한 말이다.

이 장관은 어느 심리학자의 이론이라며 ‘진정성=트러스트(TRUST)’라고 설명했다. 단어 그 자체의 뜻이 ‘신뢰’이긴 하지만, 이 장관의 추가 설명이 이어졌다. 신뢰(trust)의 T, 관계(relation)의 R, 이타주의(unselfishness)의 U, 단순함(simplicity)의 S와 함께 사람의 마음을 얻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적시성(time)의 T를 꼽았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