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한강을 복합 관광·휴양명소로 조성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12일 발표했다. 부동산업계는 한강변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활성화되고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정부는 한강을 복합 관광·휴양명소로 조성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12일 발표했다. 부동산업계는 한강변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활성화되고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정부가 12일 발표한 7개 유망 서비스산업 투자 활성화 대책의 최대 수혜 지역은 인천 영종도와 서울 한강변 재건축·재개발 예정지라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정부가 LOCZ 파라다이스 드림아일랜드 등 영종도 3개 복합리조트 사업의 애로사항을 원스톱으로 해결해주고, 한강을 파리 센강, 런던 템스강 같은 관광명소로 탈바꿈시키는 안이 포함돼서다. 계획대로 된다면 침체한 영종도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고, 한강변이 확고부동한 최고 부촌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영종도 분양·토지시장 ‘반색’

영종도 일대 토지시장은 벌써부터 들뜬 분위기다. LOCZ 복합카지노리조트와 가까운 미단시티, 운서·운남구획정리사업지구 내 땅값은 올초 카지노 허가 이후 바닥 탈출에 성공했다. 인천 운북동의 에어탑공인 관계자는 “운서·운남지구는 카지노 허용 이후 3.3㎡당 170만~180만원이었던 땅값이 현재 300만원까지 뛰었다”며 “땅값 상승세가 영종도 전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영종하늘도시에서 공급하는 상업용지와 단독주택용지 판매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영종하늘도시 내 토지는 올 1월에는 1개 필지밖에 팔리지 않았지만 6월에는 41개 필지나 판매됐다. 김판기 LH 청라영종사업본부 차장은 “카지노 허용 이후 공항철도 운서역 인근의 단독택지 판매가 크게 늘어났다”며 “하반기에 중산동 구읍뱃터 등에 용지를 계속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영종도 아파트 분양시장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올 6월 기준 영종도 미분양 물량은 1412가구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영종도 미분양 단지는 대부분 전세 세입자를 들였다”며 “개발 호재에 대한 기대감으로 2년의 전세계약이 끝난 뒤에는 미분양 전환이 한결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강변 부촌 입지 강화될 듯”

정부가 밝힌 한강 개발의 핵심은 생태복원과 관광 활성화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한강변 단지의 가치를 더욱 끌어올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무엇보다 한강 접근성이 좋아진다는 점이 호재다. 수변공간을 관광 자원화하기 위해선 도시와 강변을 단절시키고 있는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를 지하화하는 사업이 필수다. 곽창석 ERA코리아 부동산연구소장은 “한강을 내 집 마당처럼 이용할 수 있는 곳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지부진한 한강변 재건축·재개발 사업도 활성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김능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주변 집값이 상승하면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수익성이 개선된다”며 “한남동 성수동 합정동 등의 재개발이 중장기적으로 다시 활발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서부이촌동 재개발, 삼성동 한전부지 개발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 팀장은 “관광객 유치를 위한 개발 효과가 가장 큰 곳이 용산과 삼성동”이라며 “개발이 재개되거나 가속화되는 전기가 마련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다만 일부에선 재원마련 방안 등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한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서울시는 개발단지의 기부채납에 의존해 강변북로 등을 지하화하려다 실패했다”며 “비용을 어떻게 마련할지가 사업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일/김동현/이현진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