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국 교육부 관계자 모여
지난 10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크리에이티브랩(C랩)’.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파푸아뉴기니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교육부 관리 20명이 노트북컴퓨터 앞에 앉아 마우스를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블록을 조립하듯 손쉽게 프로그램을 짤 수 있도록 만들어진 프로그래밍 언어 ‘스크래치’를 실습해보는 자리였다. 브라이언 로자리오 말레이시아 교육부 교육과학과 부과장은 “예전에 프로그래밍을 배웠지만 이렇게 쉬운 건 처음 해본다”고 했다.
삼성전자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청소년 소프트웨어 교육 프로그램 ‘주니어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를 배우기 위해 아·태지역 9개국 교육부 관계자가 모였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국제교육협력원이 주최하고 교육부가 주관해 매년 세 차례 이뤄지는 ‘제30차 APEC 이러닝 연수’ 교육과정의 일환이다. 방문자들은 두 시간 동안 주니어 소프트웨어 아카데미의 운영 철학, 과정, 성과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주니어 소프트웨어 아카데미에 참여한 초등학생과 고등학생 등이 소감을 발표하는 동영상도 시청했다.
방문자들은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주니어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노하우를 경청했다. 삼성전자 측에서 “소프트웨어 전공자를 키우기 위한 교육이 아니며 학생들의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이 다양한 게임을 만드는 등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소개하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마리아 다미트 브루나이 교육부 정보통신기술(ICT)과 사무관은 “브루나이에서는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구축과 인력 양성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e정부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며 “학생 교육은 물론 교사 교육도 중요한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교육 과정을 살펴본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동영상을 보니) 아이들이 생각보다 아이디어가 많고 창의적”이라며 “본국에서 진행할 교육 과정에 대한 큰 영감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