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노스페이스’로 유명한 영원무역의 성기학 회장(사진)이 차기 한국섬유산업연합회(이하 섬산련) 회장 후보로 나섰다. 이에 따라 수개월째 이어진 섬유패션업계 새 수장 자리를 둘러싼 갈등이 봉합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섬유패션업계의 ‘거물’ 4명이 섬산련 회장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해 왔다. 김웅기 세아상역 회장, 박상태 성안 회장,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 등이 그들이다. 섬산련은 추대위원회를 만들어 올해 초 회장을 결정하려 했으나 의견일치를 보지 못하고 결정을 미뤘다. 원사 직물 염색 봉제 등을 대표하는 단체와 완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패션업체, 한국의류산업협회 등이 서로 다른 후보를 지지한 데다 만장일치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후 섬산련은 지난달 17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추대위원회를 새로 구성했다. 선출방식도 만장일치에서 다수결로 바꾸기로 의결했다. 그러던 중 지난 7일 열린 ‘5인 추대위원회’ 1차 회의에서 성 회장이 갑자기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잡음이 많은 기존 후보보다 ‘제3의 인물’이 낫다는 내부의 판단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성 회장이 차기 회장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3명만 찬성하면 추대될 수 있는 데다, 성 회장이 섬유패션업계의 갈등을 잠재울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고 평가받기 때문이다. 2차 추대위 회의 날짜를 오는 14일에서 12일로 변경한 것 역시 ‘빠른 결정’을 위한 수순으로 분석된다.

섬산련은 31개 섬유패션 관련 단체를 회원사로 두고 있다. 협회 산하 기업까지 합하면 수천개에 달하는 섬유패션업체의 최상위 대표단체다. 섬산련 회장 임기는 3년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