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중국발(發) 모멘텀(동력)이 코스피 지수의 하단을 떠받치고 있지만, 이번 주 예정(14일)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 여부가 증시 상승의 확실한 트리거(방아쇠)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하지만 금통위를 불과 사흘 앞둔 11일 현재까지도 금리인하 수준(폭)과 동결 여부에 이르기까지 분분한 의견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0.25% 인하할 경우 코스피 지수는 60~70포인트 가량 뛰어오를 수 있어 '2100 시대'를 열어제칠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대투증권 이재만 주식전략 애널리스트는 이날 "정책금리를 25bp(금리 기본단위, 100분의 1%) 내릴 경우 국내 증시의 할인률은 0.3%포인트 낮아진다"면서 "할인률 변화를 통해 코스피 상승 폭을 추정해보면 67포인트 정도된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기준금리가 25bp 낮아지면 코스피가 2100선을 돌파할 수 있다는 얘기다. 만약 추가적인 금리인하 시그널(신호)과 기대가 반영될 경우 코스피 지수의 2차 목표치는 2070선이라는 게 이 애널리스트의 판단이다.
통상 기준금리 인하는 국내외 경기가 악화되는 시기에 실시된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자산전략 연구원은 8월 기준금리의 25bp 인하를 예상했다. 국고3년 금리가 기준금리와 동일한 2.50%까지 하락한 현재 25bp 금리인하는 이미 100% 선(先)반영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채권투자자들은 금리인하와 동시에 포지션 정리를 고려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금리인하를 주문했던 당초 목적이 인하 자체가 아니라 강력한 경기활성화와 의지 피력 그리고 정책 공조였기 때문에 금리인하 이후에도 민간경제주체들이 움직일 때까지 정부 당국은 끊임없이 압박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현대증권 신 얼 채권전략 연구원도 25bp 인하 가능성을 제시했다. 여기에 추가적인 인하 기대감을 확인하고자 통화정책 방향문과 총재의 기자간담회 내용에 대한 관심도 그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판단했다.
신 연구원은 다만 "총재로부터 시장이 기대하는 수준의 강세 재료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외 정책공조에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으로 합류할 가능성이 높은데 현재로서는 1회 인하로 방점을 찍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50bp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곳도 나왔다.
대신증권 시장전략팀 이경민 연구원은 "사실 금리 인하 폭은 25bp일 가능성이 높지만, 50bp 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50bp 인하 시 그 효과는 기대 이상으로 클 수 있고, 대만 등 주변 신흥국과 금리 수준을 맞춘다는 점에서도 분명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5bp 인하에 그치더라도 지준율 인하 혹은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 인하 등 추가적인 완화 정책이 더해진다면 강력한 정책 공조 효과를 기대해 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우리투자증권 역시 추가 금리 인하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경우다.
이 증권사 박종연 연구원은 "25bp 금리인하 가능성은 이미 선반영돼 있기 때문에 시장은 추가 금리인하 여부에 관심을 집중시킬 것"이라며 "그동안 한국은행 스탠스를 감안할 경우 당분간 정책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시장의 기대가 앞서가는 것을 경계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그러나 "8월 금리인하 이후에도 추가 금리인하 기대가 유지되면서 금리하락세가 지속될 수 있다"면서 "올해 경기흐름이 '상고하저'가 예상되고 있고, 글로벌 통화정책이 예상보다 오랫동안 완화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KDB대우증권 채권분석팀의 경우 50bp 인하는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이 증권사 윤여삼, 변대현 연구원은 "일각에서 제시하는 50bp 인하 기대의 경우 '과도하다는 입장을 유지한다'"라며 "아직까지는 신중하게 대응해야 하고, 적어도 3분기 국내 경기 개선에 대한 확신과 대외 불확실성 요인 해소로 인한 글로벌 금리 반등을 먼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는 정반대로 '금리 동결' 전망을 가지고 나온 곳도 있다.
IBK투자증권 김지나 연구원은 "8월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연내 인하를 단행하더라도 한 차례 25bp, 단발성 인하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시장에 팽배한 금리인하 기대감은 금리결정의 주체인 한국은행으로부터 촉발된 것이 아니라 최경환 부총리를 통한 유추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
그는 "현재 금통위 위원 7명 중 매파적인 성향을 가진 위원이 4명에 달하고, 지난달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1명에 그쳤다는 점을 바탕으로 판단할 때 통화당국의 급격한 입장 변화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