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못가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의 조기 개장이 차질을 빚으면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0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아직까지 여름휴가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날 “신 회장은 휴가 계획 없이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 회장은 작년까지는 따로 여름휴가 일정을 잡지 않더라도 주말 등을 끼고 휴식하거나 해외 출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가족이 있는 일본에 잠시 들렀다. 하지만 올해는 그런 일정조차 정해지지 않았다.

그가 안고 있는 가장 큰 고민은 제2롯데월드다. 롯데는 지상 123층, 높이 555m 규모의 롯데월드타워를 완공하기 전에 백화점 복합쇼핑몰 등이 들어서는 저층부 건물을 먼저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서울시가 안전 확보와 교통정체 해소를 위한 보완대책을 요구하며 개장 승인을 보류했다.

제2롯데월드 공사장 주변에서 도로가 꺼지는 싱크홀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것도 신 회장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롯데는 싱크홀이 제2롯데월드 공사와 무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나 주변 주민들의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다.

롯데가 지난 8일 그룹 정책본부에 대외협력단을 신설한 것도 제2롯데월드 문제를 원활하게 풀어가기 위한 것으로 재계에서는 보고 있다. 언론 홍보와 사회공헌활동 등을 통해 외부와 소통을 강화하는 것이 대외협력단의 역할이다.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의 실적 부진도 신 회장의 고민거리 중 하나다. 지난 2분기 롯데쇼핑 매출은 6조921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8% 줄었다. 영업이익은 3123억원으로 12.6% 감소했다. 여기에 당초 이달 하순 경기 수원시에 열 예정이었던 롯데몰 수원역점도 주변 시장 상인과 갈등을 빚으며 개점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