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경매시장에 나온 서울 은평구 대조동의 한 근린상가는 감정가 19억4000여만원의 151%인 29억3900만원에 낙찰됐다. 처음 입찰되는 신건임에도 53명의 응찰자가 몰렸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신건 상가에 이처럼 많은 응찰자가 몰린 것은 처음 봤다”고 말했다.

최근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법원 경매시장의 상업시설 낙찰가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매정보업체인 지지옥션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상업시설의 낙찰가율은 평균 64.2%로, 경매 정보를 조사하기 시작한 2001년 이래 가장 높았다고 10일 밝혔다. 같은 기간 상업시설의 낙찰가율은 2003년 최고 63.7%까지 올랐으나 2005년(52.1%) 50%대로 떨어졌다. 그러다 2013년 61.2%를 나타내면서 다시 60%대에 진입한 데 이어 올 들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매에 부쳐진 상가 물건 수(1~7월 기준)는 올 들어 역대 최저인 1만3145건으로 떨어졌다. 외환위기 직후인 2001년 가장 많은 3만7946건이 경매에 부쳐졌으나 이후 2005년 3만3280건, 2009년 3만240건, 2012년 1만9214건, 2013년 1만5492건 등으로 감소 추세를 이어갔다.

경매 물건이 감소하면서 입찰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올해 상업시설 물건당 평균 응찰자 수는 2.9명으로 2001년 이후 가장 높았다. 감정가격 이상에서 낙찰되는 고가낙찰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 6월 입찰한 대구 수성구 범어동의 한 아파트 상가는 31명의 경쟁 끝에 감정가 2억7000만원의 191%인 5억166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하유정 지지옥션 연구원은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는 반면 경매로 나오는 물건은 감소하고 있다”며 “자연스럽게 경쟁이 심해지고, 낙찰가율도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형별로 보면 구분 등기된 소형 상가 점포의 낙찰가율이 72.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지식산업센터(옛 아파트형 공장)내 상가 72.4%, 아파트 단지 내 상가 69.7%, 근린상가 69.4% 등의 순이었다.

그러나 공급과잉인 오피스텔 내 상가(62.9%), 대형 쇼핑몰(58.8%), 시장(50%), 주상복합 내 상가(49.6%) 등의 낙찰가율은 평균 이하에 그쳤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들이 노후 대비를 위해 연 5~6% 정도의 임대수입이 가능한 아파트 단지 내 상가나 근린상가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집값이 안정된 상황에서 수익형 부동산인 상가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