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존처리가 필요한 청곡사 목조 제석천·대범천의상.
보존처리가 필요한 청곡사 목조 제석천·대범천의상.
국보와 보물 등 국가·지방 지정문화재와 등록문화재 4건 중 1건이 구조적 결함을 갖고 있거나 보수 정비가 즉시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재청은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5월까지 야외에 있어 훼손 위험이 큰 문화재 7393건을 점검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7일 발표했다.

문화재청은 문화재를 훼손도, 위험도, 관리 상태에 따라 A부터 F까지 6개 등급으로 분류해 그중 구조적 결함이 있어 정기·상시 모니터링(183건, 2.5%)이나 보수정비(1413건, 19.1%), 즉시 조치(87건, 1.2%)가 필요한 문화재는 총 1683건(22.8%)이라고 밝혔다. 야외에 노출된 석탑 등 석조문화재 1601건 중 642건(40.1%)은 재질 풍화, 생물오염 등에 따른 잠재적 훼손 위험이 높은 것으로 드러나 지속적 관찰 또는 보존 처리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물관을 비롯해 유물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다량 소장처 47곳의 국가지정문화재 156건(국보 15건, 보물 141건)은 도난당하거나 사라진 것은 없지만 선운사 전시관 등 17개소는 운영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진주 청곡사 목조 제석천·대범천의상(보물 제1232호)을 비롯한 기관 소장품 11건은 보존처리가 필요하며, 이 중 5건은 긴급 보존처리가 필요한 상태임을 확인했다.

문화재청은 이번 점검을 통해 국가지정문화재 중 서울 흥천사 대방 등 20건에 긴급 보수비 12억원을 지원했으며, 지방지정문화재 77건은 시·도별 대응책을 마련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예방적 문화재 관리체계 정립, 문화재 안전관리 고도화, 문화재 보존관리 기반 강화를 3대 핵심 과제로 선정했다. 그러나 부실 복원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숭례문은 복원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나선화 문화재청장과 문화재위원회가 여러 번 복원 계획을 밝혔다는 이유로 이번 점검에서 빠졌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