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이후 일과 삶의 문제 고민해야
김경록 <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저성장을 고령화의 부정적 영향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현재 우리나라 베이비부머는 41세에서 57세에 걸쳐 있는데 이들 연령층은 생산성과 소득이 가장 높으며 자연히 소비 여력도 많다. 우리나라는 본격적인 고령화의 영향을 아직 받지 않고 있는 것이다. 생산을 활발하게 하는 15~64세 인구 비중은 2010년부터 2020년까지 72.8%에서 71.1%로 1.7%포인트 줄어들지만, 2030년에는 63.1%로 10년간 8%포인트 뚝 떨어지고 이후 10년간은 다시 7%포인트가량 더 떨어진다. 반면에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2010년에서 2020년까지 11%에서 15.7%로 4.7%포인트 증가한다. 2030년에는 이 비중이 24.3%로, 이후 10년간은 다시 8%포인트 증가해 32.3%에 이르게 된다.
숫자를 장황하게 늘어놓은 것은 세 가지를 말하려 함이다. 우선 우리나라는 아직 본격적인 고령화 국면에 접어든 것이 아니며 2010년대 후반부터 가속을 받기 시작한다. 둘째, 잠깐 가속을 하고 다시 속도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지겹도록 오래 지속된다. 20년은 정신이 없고 그 이후에도 10년에서 20년은 여진(餘震)을 가진다. 마지막으로 고령화 속도가 세계에서 유례없이 빠르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고령화는 아우토반의 1차로에 올라서 가속 페달을 이제 밟고 있다. 오랫동안 이 페달을 밟고 있어야 한다. 이에 따라 세상은 상상한 것보다 훨씬 빨리 변해갈 것이다. 개인도 고령화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은퇴 후 창업은 레드오션일 것이고 노후의 일자리도 경쟁이 치열해져갈 것이다.
김경록 <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grkim@miraeasset.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