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맥스 유상증자 시끌
코스맥스그룹이 지주사 요건을 갖추기 위해 주주들의 지분을 사들여 신주로 나눠주는 현물출자 방식 유상증자에 11%의 할인율을 적용한 것을 놓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증자를 주도하는 오너가는 할인비율만큼 더 많은 지주사 지분을 확보하는 데 반해 증자에 참여하지 않는 소액 주주들은 지분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코스맥스그룹의 사업회사인 코스맥스는 다음달 11일까지 주당 9만3829원에 총 300만주를 공개매수하기로 했다. 공개매수에 응한 코스맥스 주주들에게 지주회사인 코스맥스BTI 신주를 나눠주는 방식이다. 코스맥스주식과 코스맥스BTI 신주의 교환비율은 1 대 2.25258078이다. 코스맥스BTI는 이를 위해 신주 675만여주를 발행하는 2814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코스맥스그룹이 이처럼 독특한 방식의 유상증자를 하는 것은 지난 3월 분할한 지주사 코스맥스BTI를 정점으로 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기 위해서다. 이경수 회장 등 오너가(家)가 보유하고 있는 코스맥스 지분 23.39%를 내놓고 코스맥스BTI 신주를 받아 코스맥스BTI 지분율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이 과정에서 코스맥스BTI의 코스맥스 지분율도 현재 0.91%에서 34.25%로 늘어나게 된다. ‘오너가→코스맥스BTI→코스맥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이뤄지는 셈이다.

증권업계에서는 그러나 코스맥스BTI의 유상증자에 11%의 할인율이 적용된 것을 두고 오너가만 이익을 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형식적으로는 모든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공개매수지만 사실상 오너가의 지주사 지분 확보를 위한 목적의 유상증자여서다. 상당수 일반주주들은 개인 사정이나 향후 주식가치 등에 대한 정보 부족 등으로 불참하는 게 이 같은 현물출자 방식 유상증자의 특성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디알비동일,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넥센, 한진중공업 등 앞서 지주사 전환용 공개매수를 진행한 회사들도 이 같은 이유로 신주가격에 할인율을 적용하지 않았다. 한 증권사 ECM 담당자는 “주가의 방향이 어떻게 예상되든 간에 지주사 체제를 위한 유상증자에 인위적으로 할인율을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