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미래에셋증권 이재훈 애널리스트는 '달러 강세, 시장 조정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분석보고서를 통해 "달러 반등은 유로화 급락의 노이즈일 가능성이 높아서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달러화 강세는 이미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을 뚫어 놓은 상황에서 신흥국으로 자금 공급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요소다. 국내 증시는 특히 외부 자금 유입(외국인)과 내부 자금 매도(국내펀드 환매)가 충돌하는 특수성이 있어서다.
이 애널리스트는 "코스피 상승은 환매가 줄어서가 아니라 외국인 매수액이 환매 금액을 압도한 결과"라며 "외국인 수급만 충분하다면 코스피 동선과 환매를 직접 연관지어 시장을 고민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외국인 수급이 신흥국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 여부에 달려있음을 감안하면, 지난 한 주간 신흥국 주식형 펀드로 약 1년 6개월 만에 최대인 53억 달러가 순유입된 것은 긍정적이란 설명이다.
앞으로 관건은 코스피 지수의 박스권 돌파를 넘어서 안착과 추가 랠리에 초점이 맞춰질 수 밖에 없고, 달러 반등 해석 여부에 따라 시장 대응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이 애널리스트의 전망이다.
그는 "달러 인덱스의 60%가량이 유로화에 의해 기술적으로 결정되고 있다는 점에서 달러 때문에 국내 주식시장이 조정 받을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또 "물론 달러 반등에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 우려와 같은 미국 고유의 요인도 녹아있지만, 이보다 유로화 급락 여파가 더 크다"면서 "실제로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되고 나서 서방의 러시아 제재가 높아졌고, 유럽 투자 주식형 펀드에서 4주 연속 자금이 환매된 흔적이 선명하다"고 전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달러 강세에 따른 신흥국 자금의 캐리 부담을 논하려면 유럽 투자 펀드의 추세적인 차익실현이 신흥국 주식형 펀드 자금의 동반 이탈을 자극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오히려 신흥국쪽으로 자금이 더 유입된 아이러니한 상황을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